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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이 해결책?"…공사비 갈등 풀려간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 시공사와 공사비 인상 합의
집값 상승 확산·청약 훈풍 속 공사비 갈등 정비사업들 '속도'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집값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정비사업 공사비 갈등이 속속 해결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공사비 상승을 받아들이지 않던 조합들이 더이상 지연될 경우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란 판단을 하며 시공사와 합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을 진행하기 전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재건축을 진행하기 전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디에이치 클래스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시공사 현대건설과 3.3㎡ 당 공사비 792만5000원에 합의했다. 조합은 28일 예정된 총회에서 공사비 인상의 안건에 대해 투표를 진행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기존 지상 5층, 2120가구 규모에서 정비사업을 진행해 최고 35층, 50개 동, 5002가구로 탈바꿈한다.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후 지난 3월 착공했다.

당초 현대건설은 올해 초 2조6363억원에서 4조776억원(평당 829만원)으로 공사비를 인상해달라고 요청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그에 따른 공사비 상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조합 내에서 공사비 인상액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장기간 협의를 진행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사례처럼 공사비 갈등을 해결하는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정비사업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 중단 위기를 겪던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청담르엘)도 최근 인상된 공사비에 합의해 이달 일반분양 예정이다. 강남구 잠실진주아파트(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공사비 갈등을 끝내고 연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갈등이 해소되는 원인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들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가 오르면서 이전보다 높은 일반분양가를 책정할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공사비가 오르더라도 일반분양가를 높여 사업성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공사비 인상안을 수용하는 현장이 늘어났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이전에 비해 높아진 분양가임에도 서울 청약시장 훈풍이 강한 점은 더욱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1331만원으로 1년 만에 37.62% 상승했다.

그럼에도 청약열기는 뜨겁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분양한 서울 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0.66대 1이다. 분양가 상승세를 무색케하는 대목이다. 디에이치 방배(평균 경쟁률 90.28대 1), 래미안 레벤투스(402.97대 1), 래미안 원펜타스(527.32대 1),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36.15대 1) 등 최근 분양 단지들도 차례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8월 30일 서울 강남구 써밋갤러리에 마련된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보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8월 30일 서울 강남구 써밋갤러리에 마련된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모형도를 보고 있다. [사진=이수현 기자]

행당7구역(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또한 공사비 상승에 일반분양가가 올랐지만 호성적을 거뒀다. 앞서 조합과 시공사는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빚다 지난 6월 공사비 인상에 합의했다. 당초 2022년 일반분양 예정이던 단지는 사업이 지체되고 공사비가 오르면서 지난해 말 3.3㎡ 당 4000만원 중반대로 추산된 일반분양가가 약 5200만원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3일 1순위 청약 결과 73가구 모집에 1만7582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240.84대 1로 전 타입 1순위 마감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비사업은 지체될수록 조합원이 손해를 보는 구조고 지금 갈등을 겪는 단지는 수년 전 시공 계약을 맺은 단지라 일정 부분 공사비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울 분양 단지는 기존보다 높은 분양가를 내세워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기 전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려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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