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갚는 친구 '야구방망이'로 살해…前 야구선수, 2심 '징역 18년'

[아이뉴스24 최혜린 인턴 기자] 십년 지기 친구가 돈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자 살해한 30대 전 프로야구 선수가 2심에서 징역 18년을 받았다.

16일 대전고법 제1형사부(제판장 박진환)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2일 오후 10시께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한 주점에서 십년지기 친구 B씨가 빌린 돈 약 2억 4천만원가량을 갚지 않는다며 야구 방망이로 B씨의 머리를 수차례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범 체포된 A씨는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야구방망이로 살해한 부분은 인정했다. 그러나 고의성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량 트렁크에 있던 야구 방망이를 외투에 숨긴 채 범행 장소로 가져간 것으로 보아 계획된 범행으로 보인다"며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야구 방망이를 다루는 데 능숙하고 더 많은 힘을 전달할 수 있어 충격과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구 방망이가 부러질 정도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한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죄책이 무겁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금전적으로 합의되지 않았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하면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까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십년지기 친구에게 5년 전 거액을 빌려준 뒤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며 "출산을 앞둔 시점에서 피해자의 무책임한 태도에 실망·분노해 판단력이 흐려져 범행한 것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는 2007년 1월 한 프로구단 2군으로 입단해 프로선수로 뛰던 중 부상을 당해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