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지난 5월 발생한 '얼차려 훈련병 사망' 피고인인 강모 중대장과 남모 부중대장이 법정에서 모두 학대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김성래)는 이날 학대치사,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강 중대장과 남 부중대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강 중대장 등은 지난 5월 23일 강원도 인제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에게 육군규정을 위반한 군기훈련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쓰러진 박 훈련병에 대한 적절한 조처도 하지 않아 그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첫 공판에서 강 중대장 변호인은 "학대의 고의가 없었다. 그렇기에 학대 행위로 사망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 과실 및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학대치사 혐의에 대해서 부인했다.
아울러 "절차에 대해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승인한 잘못은 반성한다. 규정에 어긋난 군기훈련"이라며 가혹행위 혐의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남 부중대장이 완전군장을 결속하게 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가군장 상태인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남 부중대장 측 역시 "직권남용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하지만 강 중대장이 군기 훈련을 진행하게 되면서부터는 (남 부중대장이) 집행 권한을 상실했다. 강 중대장이 진행한 군기 훈련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결과에 대해 그 책임을 남 부중대장에게 귀속시킬 수 없다. 학대치사 혐의는 부인한다"고 항변했다.
이에 재판부는 "학대와 가혹행위는 군형법상 같은 구성요건이다. '얼차려'도 학대 일종인데 사실관계로 일부 혐의를 인정하면서 학대만 부인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질타했다.
공판 이후 유족 법률대리인을 맡은 강석민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법적 논리로 모든 책임을 빠져나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지적했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역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기에 급급한 모습에 유족들은 다시 한번 상처를 입었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이들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열고 숨진 박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은 피해 훈련병 5명을 대상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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