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12일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준비에 착수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준비단이 꾸려진 서울고검 청사로 출근하며 "검찰총장이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례대로 전무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인사청문준비단장을 맡았다. 총괄팀장에 장준호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청문지원팀장에는 김남호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장이 임명됐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심 후보를 소개했다.
또 "법무·검찰의 주요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으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 구성원들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절차 및 검찰 제도에 대한 높은 식견과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헌법과 법치주의, 수호, 국민 보호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후보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심 후보는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 아들이다.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6기로, 이원석 현 총장 보다 1기수 선배다.
전형적인 엘리트형 기획통 검사로 평검사 때부터 법무부에서 오래 근무했다. 법무부 검찰과 검사.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과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대검 차장검사를 거쳐 올해 1월 법무부 차관에 취임,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이후 한달여간 법무부 장관 직무를 대행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 검찰과장 시절 검찰국장으로 직속상관이었던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강하게 추천했다는 말도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심 후보의 인연은 훨씬 전에 시작됐다.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으로 근무할 당시 심 후보도 대검 검찰연구관(기조실)으로 재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심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근무했는데, 대형 비리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한 범죄까지 여러 대형 사건을 매끄럽게 처리하면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대통령 눈에 확실히 들었다는 평가가 많다.
'진경준 검사장 뇌물 의혹 사건',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연루된 '용산개발비리' 사건, '지만원씨 사자명예훼손 사건', '롯데그룹 비리사건', 박근혜 정부시절 '문체부 관제데모 사건' 등을 그 때 수사 지휘했다.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불출석' 혐의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박근혜 청와대 인사 12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2020년 법무부 기조실장(검사장)으로 근무할 때 촉발된 '추-윤 갈등' 국면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 징계에 정면 반발했다가 업무 배제됐던 일화도 있다.
한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윤 대통령이 대검 차장검사 취임 넉달 밖에 안 된 심 후보를 법무부 차관으로 끌어 올려 공백을 막았을 때 심 후보의 검찰총장 기용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등 '특수통'에 대한 신뢰가 남달랐던 윤 대통령이 기획통인 심 후보를 낙점한 것은 '준비된 총장'이라는 판단과 함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30기)과의 합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많다. 두 사람 다 이른바 '기획통'으로 비특수통인 데다가 온화하고 합리적인 원칙주의자로 성향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미국 로스쿨과 국제기구에서 일한 경력도 공통점이다. 심 후보는 UC Berkeley School of Law에서 연수한 뒤 주 LA 총영사관 법무협력관, 국제검사협회(IAP) 집행위원으로 일했다. 이 지검장은 스탠포드 로스쿨에서 L.L.M을 마친 뒤 컬럼비아 로스쿨 방문연구원을 거쳐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 Office on Drugs and Crime)에서 근무했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는 두 사람을 국제통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심 후보와 이 지검장을 모두 잘 아는 한 전직 고위 검찰 간부는 "심 후보가 사법연수원 4기수 선배인 데다가 검찰 내 대표적 전략가로, 이 지검장의 짐을 상당 부분 덜어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두 사람과 함께 근무한 또다른 고위 검찰 출신도 "심 후보는 오래 전부터 '검찰 에이스'로 통했다.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아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검사장 입장에서도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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