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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 '주목'"…약효 시간 늘린 주사제 개발 '열풍'


종근당, '두타스테리드' 장기 지속형 주사 임상3상 승인
대웅제약, '피나스테리드'로 승부수…유의미 결과 얻어
JW중외, 남녀 모두 복용 가능한 신약 개발…연구 발표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남녀불문 외모 콤플렉스로 탈모를 꼽는 사람이 많다. 탈모는 주로 노화에 따른 호르몬 변화나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등으로 앓게 되는데, 많은 이들이 이를 알면서도 스트레스가 가중돼 악화하는 경우가 즐비하다.

해가 갈수록 탈모 환자가 늘어나는 데다,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면서 전통 제약사들이 성장동력으로 탈모 치료제를 주목하고 있다. 기존 경구용(먹는 약)과 달리 주사제로 방향을 잡고 개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Unsplash 제공]
[사진=Unsplash 제공]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질병정보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는 지난 2018년 22만5000명에서 2022년 24만8000명으로 연평균 2.5%씩 증가했다. 2022년 기준 탈모 환자 중 20·30대가 40.1%를 차지했으며, 성별 비율로 보면 남성이 55.4%, 여성이 44.6%였다. 이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수치로, 잠재적 탈모 환자까지 포함하면 국내 탈모 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국내 탈모 인구를 전체 인구의 20% 수준인 약 10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탈모 인구가 해마다 늘어나는 만큼, 관련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제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1년 10조원에서 오는 2028년 1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탈모 질환은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남성형 탈모와 원형 탈모다. 남성형 탈모는 주로 안드로겐 호르몬의 일종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모낭을 축소하면서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짧아지는 현상이다. 전체 탈모 환자의 90%가 여기에 해당한다. 원형 탈모는 인체가 모발을 외부 물질로 인식해 모발 일부분이 빠지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현재 탈모 치료를 위해 쓰이는 성분은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미녹시딜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탈모 의약품은 대부분 경구용으로 구성돼 1일 1회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효과도 3개월 이상 지속돼야 나타나기 시작하고, 복용 중단 시 탈모가 다시 진행되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이 이런 단점을 보완한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한창이다.

주사제 개발 기업 중 선두로 달리는 기업은 종근당이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남성형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CKD-843'에 대한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해당 시험은 36개월 동안 남성형 탈모 환자 273명을 대상으로 CKD-843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CKD-843은 경구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변경 시도한 개량 신약 후보물질로 알려졌다. 투약 편의성을 개선해 3개월에 1번씩 투여하는 방식이다. 종근당은 남성형 탈모뿐만 아니라 여성용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CKD-498' 임상도 진행 중이다. 다만 이 물질은 주사제가 아닌 필름코팅형으로 개발 중이며, 지난해 말 임상2상을 종료한 상태다.

대웅제약도 2021년부터 바이오기업 인벤티지랩·위더스제약과 공동으로 장기 지속형 탈모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남성형 탈모에 처방되는 피나스테리드를 주성분으로 삼은 1개월 지속형 'IVL3001'와 3개월 지속형 'IVL3002' 등 두 가지 주사제를 연구 중이다. IVL3001은 2022년 7월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고, 국내에서는 3상을 준비하고 있다. 호주 임상 결과에 따르면 IVL3001은 경구용과 마찬가지로 DHT 농도가 낮게 유지됐으며, 기존 주사제의 약점인 투약 직후 약물량이 방출되는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IVL3002는 호주에서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IVL-3001은 임상 1상에서 최적 용량 비교 등 2상에 해당하는 요소가 일부 포함돼 있어 바로 3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탈모 치료제를 보완해 남녀 탈모 환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신약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JW중외제약은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후보물질 'JW0061'을 개발 중이다. Wnt 신호전달경로는 신체 성장 과정에 있어 모낭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피부 줄기세포의 모낭 분화를 촉진한다. 모발의 성장과 유지를 조절하는 모유두 세포 증식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 미국 피부연구학회에서 발표된 JW0061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JW0061과 표준치료제(Standard of care drug)를 피부 오가노이드(유사 장기)에 각각 처리했을 때 JW0061가 표준치료제 대비 모낭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약물 처리 5일째와 10일째 기준 모낭 수가 각각 7.2배, 4.0배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경구용을 복용하던 일부 환자들이 복용 중에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더러 있고, 복용 중단 시에도 탈모 증세가 재발 또는 악화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런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품목 또한 제한적이라 현재 전통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치료제가 미충족 수요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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