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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받고 5년 더"…출점규제에 'K빵' 해외진출 가속


파바·뚜쥬 해외 매장 1000개↑…규제 연장으로 증가세 빨라질 듯
미봉책 우려도…"국내 성장 뒷받침돼야 해외 진출도 의미 있어"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대기업 빵집의 골목상권 진입을 막는 '제과점업 상생협약' 연장이 확정되면서, K-베이커리의 해외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협약의 규제 내용이 다소 완화됐긴 했지만, 여전히 좋든 싫든 해외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구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파리바게뜨 필리핀 1호점 '파리바게뜨 몰 오브 아시아점'에 현지 고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SPC]
파리바게뜨 필리핀 1호점 '파리바게뜨 몰 오브 아시아점'에 현지 고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SPC]

7일 제과·제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해외 매장 수가 올해 1000여 곳을 넘어섰다. 파리바게뜨가 운영하는 해외 매장 수는 현재 580여 곳, 뚜레쥬르는 440여 곳에 달한다.

눈에 띄는 점은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모두 최근 들어 해외 시장 외형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04년 일찌감치 글로벌 사업의 첫발을 뗐지만, 이전까진 확장보다 브랜드의 생존과 정착을 목표로 해외 사업을 영위해 왔다.

실제로 파리바게뜨가 운영하는 해외 매장 수는 지난 2021년 430여 개, 2022년 440여 개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540여 개로 100개가량 증가했다. 이달 기준 해외 매장 수는 580여 개까지 늘었다. 뚜레쥬르는 2021년 337개였던 해외 매장 수가 2022년 268개로 줄었지만 지난해엔 443개로 급증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향후 해외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파리바게뜨는 최근 필리핀에 1호점을 내며 해외 진출국을 11개까지 늘렸다. 앞으로 미국, 유럽 시장 확장뿐만 아니라 필리핀을 거점으로 한 동남아 시장 영향력 확대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뚜레쥬르는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 내 1000개 매장을 달성하고, 동남아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뚜레쥬르 캄보디아 뚤뚬뿡점. [사진=Cj푸드빌]
뚜레쥬르 캄보디아 뚤뚬뿡점. [사진=Cj푸드빌]

다만 업계에서는 양사의 해외 진출 속도전의 이면에 남모를 속앓이가 숨어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013년부터 11년째 이어져 온 규제로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막힌 탓에, 좋든 싫든 해외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것이다.

제과점은 지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동네 빵집 반경 500m 이내에는 매장을 열 수 없고, 전년 대비 2% 이내로만 신설 점포를 출점할 수 있었다. 2019년 중기적합업종에서 제외됐지만 이후 동반성장위원회와 정부 눈치에 떠밀려 체결하게 된 제과점업 상생협약으로 인해 지난 6일 만료까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아 왔다.

만료 후 오는 2029년 8월까지 5년 연장된 상생협약은 수도권에 한해 제한 거리를 400m로 줄여 주고 신규 출점 가능 점포 수를 5%까지 늘리는 등 규제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확장이 불가능한 수준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국내 매장 수는 규제가 시작된 지난 11년 동안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상생협약이 연장된 향후 5년 안에 뚜렷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문제는 해당 규제가 처음 생겼던 11년 전과 최근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진 점이다. 커피 전문점,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빵을 판매하는 채널이 다양해졌고, 초대형 매장의 독립 빵집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상황이지만 이들에 대한 규제는 없다.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이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해외 사업 전략이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본진인 국내 사업 성장이 뒷받침돼야 안정적인 해외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의 경우 점포 수 확장이 전제돼야 브랜드력 강화와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성장이 정체되면 글로벌 투자도 어렵고 해외에서 성공하기는 더욱 힘든 구조"라며 "결국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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