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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쓰릴 때"…HK이노엔·대웅제약을 주목하는 이유


美패썸, '보퀘즈나'로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적응증 추가 확보
HK이노엔 '케이캡' 美임상3상 진행…대웅제약 '펙수클루'로 승부수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제약사 패썸 파마슈티컬스(Phathom Pharmaceuticals·이하 패썸)의 위산분비억제제(P-CAB)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으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인 HK이노엔과 대웅제약도 경쟁자로 나서 주목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패썸이 개발한 위식도 역류질환 의약품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를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과 관련된 가슴쓰림 완화 용도로 추가 승인했다.

앞서 FDA는 지난해 11월, 보퀘즈나 10㎎ 및 20㎎ 제품의 적응증을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치료 용도로 승인한 바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소화기 질환 중 하나다. 위 속에 있어야 할 위액·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며 식도를 손상시키고, 가슴쓰림 등 여러 불편한 증상을 유발한다. 식도 손상 여부에 따라 크게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미란성이란 염증 등으로 인해 조직의 표면이 손상되거나 부식된 상태를 의미한다. 반대로 비미란성은 손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으나, 미란성과 비슷하게 속쓰림 등 통증을 유발한다. 방치 시 두 질환 모두 만성적인 위산 역류로 인해 식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퀘즈나는 P-CAB 계열 약물이다. 기존의 양성자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s·PPI) 계열 약보다 효과가 빠르고,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P-CAB 약물은 보퀘즈나가 유일하다. 패썸이 지난 5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퀘즈나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총 1만7500건 이상의 처방이 이뤄졌으며, 출시 후 첫 분기 동안 190만달러(한화 약 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미국에서는 약 1500만명이 매년 비미란성으로 약을 처방받고 있고, 미란성 환자는 약 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보퀘즈나의 매출 극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P-CAB 약물을 보유한 국내 기업 HK이노엔과 대웅제약의 활약이 기대된다.

HK이노엔은 현재 미국 파트너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Braintree Laboratories·브레인트리)를 통해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케이캡은 우리나라 최초 P-CAB 약물이다. 지난 2018년 7월 국산 30호 신약으로 승인받아 이듬해 3월 출시 후 매년 30~40%씩 성장한 제품이다. 2019년 304억원에서 시작해 2020년 771억원, 2021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회사는 브레인트리에 6400억원 규모로 케이캡을 기술수출하게 됐다. 이후에도 케이캡의 매출은 상승세였다. 2022년 1321억원, 지난해 1582억원을 기록했고, 특히 올해 1분기 케이캡의 처방실적은 4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케이캡의 비미란성 미국 임상 결과가 올해 하반기에,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은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것으로 봤다. 향후 FDA의 최종 승인 시 케이캡의 시장 진입도 무리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의 미국 허가 시기는 내년 말이나 2026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퀘즈나의 미국 시장 월간 처방실적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런) P-CAB 제제에 대한 처방 선호도 증가는 향후 케이캡 출시 이후 빠른 시장 침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PI 약물이 아직 미국 위식도 역류질환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보퀘즈나가 처방 선호도를 높여 놓으면, 케이캡은 반사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의 경우,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의 미국 진출을 위해 다국적 제약사들과 접촉하며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과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을 적응증으로 두고 있는 약물이다.

대웅제약은 2021년 6월 미국 기업 뉴로가스트릭스(Neurogastrx)에 펙수클루를 기술수출해 북미 시장을 노렸으나, 지난해 6월 양사는 합의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며 임상 개발도 자연스레 지연됐다.

그럼에도 미국을 제외한 펙수클루의 글로벌 행보는 여전히 활발하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필리핀,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에 출시됐으며, 제약시장 점유율 2위인 중국을 포함한 11개 국가에서 품목허가 획득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외에도 수출 계약을 맺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쿠웨이트 등 14개국에 이른다. 회사는 오는 2027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미국 파트너링 체결에 집중하고 있다. 결정되는 대로 미국 임상시험 진행에 대한 전략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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