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12년 만에 올림픽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4 파리 올림픽' 기간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를 비롯해 글로벌 정관계 및 스포츠계 인사 등 수십 여명과 연쇄 회동을 갖고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비즈니스 미팅 등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올림픽은 전 세계 주요 CEO들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찾는 만큼 기업인들에게 고객사와의 협력 확대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중요한 자리로 꼽힌다.
먼저 이 회장은 개막식 전날인 25일(현지시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초청한 엘리제궁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비롯해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 닐 모한 유튜브 CEO,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CEO,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글로벌 기업 총수 40명이 참석했다. 이자리에서 이 회장은 △글로벌 경제 전망 △미래 기술 트렌드 △조직문화 혁신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이 회장은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및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 참석해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 이날 만찬에는 IOC 위원 100여명과 더불어 △스페인 필리페 6세 국왕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등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특히 이 회장은 이번 올림픽 기간 반도체 업계 '수퍼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피터 베닝크 전 CEO 등 반도체·IT·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비즈니스 현안 및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그간 이 회장이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며 국익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해 왔다. 삼성은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향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및 중장기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을 관전하고,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획득 현장을 지켜봤다. 이 회장이 올림픽을 참관한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가족과 총출동한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삼성가(家)는 올림픽 수영 경기장을 찾아 박태환 선수를 응원했다.
아울러 홍 전 관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 김재열 위원은 지난 26일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홍 관장과 이 사장은 우비를 입은 채 관중석에 앉아 개회식을 관람했고, 김 사장은 개회식 모습을 휴대전화 사진으로 담기도 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인텔·코카콜라·파나소닉·토요타·알리바바 등과 함께 IOC의 '최상위 스폰서' 15개社(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선 삼성이 유일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1988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후 1997년 IOC와 글로벌 후원사인 'TOP' 계약을 체결하고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 왔다.
이러한 삼성의 올림픽 후원 행보는 "대표적인 무형자산이자 기업 경쟁력의 원천인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브랜드 경영'방침에 따라 시작됐다. 특히 올림픽 공식 후원을 개시한 직후인 1999년의 삼성 브랜드 가치는 31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세계 5위인 914억 달러로 약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재용 회장 역시 선대에 이어 올림픽 후원을 이어가며 국제 사회에서 한국 스포츠계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삼성이 후원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히 브랜드 마케팅을 넘어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의 이러한 뜻은 삼성이 IOC의 '최상위 스폰서' 15개社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기에, 삼성이 후원을 중단할 경우 경쟁국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스포츠 공헌을 통한 혁신을 이어간다. 먼저 삼성전자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야외 센강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갤럭시 S24 울트라'로 생중계 했다. 개막식에 활용된 80여척의 배에 200대 이상의 '갤럭시 S24 울트라'가 설치됐다고 전해진다. 또 28일부터 진행된 요트 경기에도 '갤럭시 S24 울트라'가 활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참가 선수 1만7000여명에게 세계 최초 AI 폴더블폰을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해 언어 장벽을 허물고 소통을 지원한다. 특히 선수들이 시상대 위에서 직접 '셀카'를 찍을 수 있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그간 올림픽 시상식에선 원칙적으로 선수들의 휴대전화 등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는데 이번엔 삼성과 IOC의 협력으로 허용됐다.
또 오는 10월31일까지는 파리서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갤럭시 AI'의 혁신 기능 체험을 비롯해, 역대 올림픽 에디션 휴대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장인 토니 에스탕게는 "삼성전자는 선수와 팬 그리고 전세계를 연결해 다양한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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