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유명 정신과 의사가 운영하는 정신병원에서 30대 환자가 침대에 한 시간 동안 결박된 뒤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경찰과 S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경기 부천의 한 병원에서 여성 A(33)씨가 복통을 호소한 끝에 숨졌다.
이 여성은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해당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으며, 사인은 가성 장폐색으로 추정된다.
당시 A씨가 입원한 1인실 폐쇄회로(CC) 영상에는 사망 전날 오후 7시께 A씨가 배를 움켜쥐고 문을 두드리며 나가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A씨의 호소가 이어지자 간호 조무사와 보호사 등은 약을 먹인 뒤 A씨의 손발을 침대에 묶었다.
병원 측은 A씨가 코피를 흘리고 숨을 헐떡이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자 결박을 풀어줬지만,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 A씨가 의식을 잃은 후에야 병원 측의 응급조치가 시작됐다. 맥박을 재고 손발을 주무르다 5분 뒤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다.
그럼에도 A씨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20분쯤 지나 제세동기를 사용했다. 결국 A씨는 이날 숨졌다. 해당 병원에 입원한 지 17일 만이었다.
유족들은 "유명한 정신과 의사고 중독프로그램에 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왔다"며 "누가 봐도 배가 이상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야 하는데, 죽는 그 시간까지 1인실에 묶어 놓고 약만 먹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입원 당시와 비교할 때 A씨의 배는 심하게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유가족들은 병원 소속 내과 의사의 진료도, 다른 병원 치료 권유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A씨가 변비 환자였고, 복통 또한 일시적이라 장 폐색임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SBS에 해명했다. 또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당일 당직 의사가 호출 대기 중이었으며, 평소 CPR 등 사고 대응 교육도 진행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의료법 위반 등으로 병원 대표원장과 직원들을 입건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성실히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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