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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시정돼야 한다"던 김홍일…이진숙의 철학은 달랐다(종합2보)


이진숙 "구글 유튜브 등 해외 OTT 망사용료 안내…집중 살펴보겠다"
"방통위 2인 체제, 위법한 건 아냐…국회가 상임위원 추천해달라" 책임 전가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통신사들의) 과도한 망이용료라든가 그런 부분이 있다면 시정돼야 할 것 같다."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해 12월27일 그의 인사청문회에서 "통신사의 과도한 망이용대가 요구로 인해 해외 CP(콘텐츠제공사업자)가 철수하는 상황이 일어나선 안되지 않느냐. 후보자의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의원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통신사의 망사용료가 과도하다면 낮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당시 한국의 망사용료가 과도하다는 이유를 들며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트위치를 사례로 든 질문이었다.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글로벌 CP간 망사용료 분쟁을 두고 해외 CP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의 자진 사퇴 이후 후임자로 지명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견해는 달랐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홍일 "망사용료, 과도하다면 시정해야" vs 이진숙 "구글·넷플릭스도 내라"

24일 국회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으로 임명이 되면 구글 유튜브·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망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은 문제를 집중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티빙과 웨이브,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은 국내 ISP에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28%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은 망사용료를 별도로 내진 않는다. 김 위원장이 망사용료가 과도할 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면, 이 후보자는 해외 CP도 국내 기업과 동일하게 정당량의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 후보자는 "넷플릭스의 국내 매출액이 7500억인데, 국내 OTT인 웨이브나 티빙의 매출은 각 2500억 원 정도다. 두 OTT가 합병하면 긍정적인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국내 OTT 업체들만 망사용료를 내기 때문에 비대칭적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 후보자에 "티빙, 웨이브 등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이 무엇으로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서도 "넷플릭스는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며 "국내 OTT는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불평등하다는 점이 큰 현안"이라고 답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방통위 2인 체제,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법 아냐"…전임 위원장과 입장 동일

전임 위원장과 공통 분모도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 2인 체제에서의 안건 의결에 대한 입장이 김 전 위원장과 같다. 옳바른 건 아니지만, 위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2인 체제에 대한 책임을 국회에 전가한 것까지 동일하다.

이 후보자는 "현재 야당에서 두 명의 방통위원을 추가로 추천해야 하는데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5인으로 구성돼야 할 방통위가 2인 체제로 계속 운영되는 책임이 야당에 있지 않느냐"고 묻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해 "저는 (책임이) 국회에 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나머지 두 명의 상임위원을 추천하고, 국민의힘에서 한 명을 추천해서 5인 상임위원회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5인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합류하면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한 2인 체제(이진숙·이상인)가 된다.

2인 체제 위법성 지적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위법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앞서 김 위원장도 방통위 2인 체제에 대해 "2인 체제가 위법한 건 아니다"면서도 "방통위는 권한이 없다. 5인 체제가 갖춰질 수 있도록 국회가 추천해달라"로 거듭 요청했다.

24일 국회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야 "이진숙 사퇴해야" vs 여 "공영방송 정상화 적임자"

이날 여야는 이 후보자의 자질·정치적 편향성 등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공영방송 정상화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의 과거 SNS 게시글 등과 관련,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최형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 겸 국민의힘 의원은 "유리 천장을 뚫은 여성 언론인, 방통위를 새롭게 진작시킬 분"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 소속의 초수진 의원도 "후보자는 30여 년 언론 현장에서 일했고 사장도 역임했다"며 "경영과 행정 역량을 갖췄다"고 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극우 유튜버스러운 인사"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인철 의원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조 의원은 "공인으로서의 자격은 없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 포기하시는 게, 사퇴하시는 게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좋아 보인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되기도 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 후보자를 향해 "제가 김홍일 전 위원장에는 사퇴를 생각해보라고 이야기 했었다. 방통위원장으로서 할 줄 아는 게 방송 장악, 노조 탄압 밖에 없다면 후보자는 서류 탈락감"이라며 "사퇴할 의향이 있는지 예, 아니오로 답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예, 아니오라는 답변을 강요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이재명 대표가 말씀을 한 걸로 기억한다"고 맞섰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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