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경찰이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을 불송치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일제히 경찰의 수사가 짜맞추기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두고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명분 쌓기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특검 수용 압박에 집중할 예정이다.
8일 경북경찰청은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자 6명을 송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임 전 사단장은 초급 간부 2명과 함께 불송치 대상자로 분류됐다. 경찰은 해병대원 사망사고는 포B대대장의 '사실상 수중수색으로 오인케 하는 지시'를 직접적 원인으로 봤다. 반면 임 전 사단장은 A여단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수색지침 변경과 새로운 지시를 한 사실이 없는 점, 포B대대장의 임의적 수색지침 변경을 예상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경북경찰청은 법조인과 학계 인사 등 외부 민간위원 11명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를 비공개로 열고 경찰의 수사 결과를 심의했다.
이날 경찰 수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임 전 사단장이 공동정범에서 빠진 것을 지적했다. 그는 "과거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의 판결에 건물책임자와 공무원 등 모든 단계에서 관여한 이들에게 과실 책임을 물어 공동정범을 인정했다는 점에 비추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수사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억지 짜맞추기 수사로 면죄부를 주고, 윤 대통령께 이런 수사 결과를 핑계로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여긴다면 크나큰 오산임을 경고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논평을 내고 "경북경찰청은 오늘 발표한 수사 결과를 들고 채상병 묘역에 가서 참배할 자신이 있냐"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하고, 임성근 당시 사단장을 빼돌리기 위해 온갖 군데 전화를 돌리고 그 난리를 쳤는데, 경찰 고위 간부가 자신의 직을 걸지 않고서야 어찌 수사 결과에 진실을 담을 수 있었겠냐"고 지적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도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수사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수사 결과를 읊은 것밖에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월권행위를 했지만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데, 임 전 사단장 구하기용으로 그냥 짜맞추기 수사 결과를 뽑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향후 이들 정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 특검법 수용을 위한 압박에 들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시민단체와 특검법 수용 촉구대회를, 13일에는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 야당·시민사회단체 등과 범국민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채상병 순직 1주기인 오는 19일에는 국회 본관에서 촛불 문화제를 추진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야당과 공동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 관계자는 "야당들이 공동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본다"며 "민주당이 제안을 한다면 공동 행동을 취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개혁신당도 일명 '천하람 중재안'을 바탕으로 여당 설득에 들어갈 전망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대통령·대통령실·여당을 상대로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계속 압박할 예정이고, 중재안을 통해 여당 의원들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쟁 특검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1주기에 맞춰 탄핵 촉구 청원 청문회까지 열고, 법리에 따른 경찰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는 밑도 끝도 없는 외압설을 제기하면서 정챙화에만 골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여야 합의 과정도 생략되고 위헌투성이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조만간 채상병 특검법 수용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에서도 재의 요청이 있어 결정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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