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를 '특정세력에 의한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주장이 일파만파다. 대통령실은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야당은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야당은 28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라는 회고록에서 언급된 '이 사고(10·29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는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회고록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2022년 12월 5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독대했다. 김 전 의장은 참사 대응 주무 부처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며 특정 세력에 의한 조작 사건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김 전 의장은 주장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국회의장을 지내신 분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누었던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야당은 "엉뚱한 반박으로 의혹만 커졌으니, 윤 대통령이 직접 이태원 참사 조작 세력을 밝혀라"고 압박했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김 전 의장의 세세한 상황 설명 어느 것도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못한 채 왜곡으로 치부해 버렸다"며 "회고록에서 무엇이 왜곡됐는지, 대통령이 말한 특정 세력은 누구이고 조작 가능성은 무슨 의미인지 상식 수준에서 가질 수 있는 의문 중 어떤 것도 해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우 유튜버 방송에서 나올 법한 음모론이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면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국민적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음모론을 통해 위안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통령이 밝혀라"고 촉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회의에서 "이런 야비하고 악랄한 음모론은 당시 일명 '틀튜브'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상의 여권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퍼뜨렸다"며 "윤 대통령이 틀튜브의 애청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전 의장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비난했던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라"며 "김 전 의장을 압수수색도 하고 소환조사도 하라, 검찰에 있는 수하들이 알아서 척척 혼을 내주지 않겠나"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접하고 좌익 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며 "누군가는 대통령이 그랬을 리가 없다고 하지만 저는 그랬을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참 나쁜 대통령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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