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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금협상 '진통'…휴가 넘길듯


통상임금 확대 등 쟁점 놓고 이견 못 좁혀…車업계 파업 위기 고조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의 임금협상이 통상임금 확대 등을 비롯해 노사 요구안을 놓고 이견을 좁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여름휴가 전 타결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의 협상 결과는 동종 업계와 계열사에 협상 타결 기준이 된다. 게다가 올해는 통상임금 확대라는 민감한 사안까지 포함,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돼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두차례 8차에 걸쳐 임협을 진행했지만 노사 간 주요 요구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측의 요구안 설명회를 노조가 거부하면서 협상이 파행을 맞기도 했다.

사측은 노조에 경영환경 변화에 맞는 임금체계 개선 등 3대 요구안을 노조에 제시한 바 있다. 요구안에는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위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제로의 전환, 내수판매 확대를 위한 분기별 1회 노사 공동 대고객 홍보활동 등이 담겼다.

올해 임금협상에서는 노사 양측의 요구안보다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통상임금 확대가 최대 쟁점사안으로 부상하고 있어 노사간 합의안 도출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노조는 정기상여금, 복리후생비,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통상임금 확대안 관철을 위해 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 뿐 아니라 전 계열사 노조들도 통상임금 확대 문제에 공동 대응키로 방침을 정했다.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로템, HMC증권 등의 노조와 함께 '현대·기아차그룹사 통상임금 정상화 쟁취 연대회의'를 결성하고 이달 초 성명서를 통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적용하지 않을 경우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6일에는 그룹 계열사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본사 상경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임금 관련 대표 소송이 진행 중인 데다, 정기상여금의 경우 통상임금 성립요건인 고정성이 결여됐다는 해석이 나온 만큼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차는 노조와 통상임금 등 임금협상 관련 문제에 대해 법대로 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날과 오는 10일 9·10차 임협이 예정돼 있지만 별다른 협상 진전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예년과 달리 전 산업계의 공통 이슈인 통상임금 문제가 더해져 현대차의 임협이 올 여름 휴가를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간 이견이 큰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통상임금 확대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타결 시기가 여름휴가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기아차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기아차는 현대차가 임협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실시해 더 많은 쟁점을 다뤄야 한다. 지난 3일까지 기아차 노사는 임단협 3차 실무교섭과 5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의견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통상 현대차 노사의 협상결과가 나온 후 협상을 타결했던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 임단협은 현대차보다 마무리 시기가 늦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나머지 국내 완상차업체의 경우도 올해 모두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GM은 현재까지 노사간 13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통상임금, 임금 및 성과급, 미래발전 전망 등이 쟁점 등에 대한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말 쟁의행의 조정신청을 결정하는 등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이날부터 9일까지 쟁위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르노삼성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4일 조합원 총회에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해 재적조합원의 90.7%가 찬성해 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이번 주 중 구체적인 파업 일정 등을 결정한 뒤, 파업 수순에 나설 예정이다. 사측은 노조와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노사 양측은 이날부터 11일까지 4일간 집중교섭 기간을 갖고 최종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극적인 타협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쌍용차 역시 올해 협상 타결이 다른 완성차업체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4년 동안 국산 완성차 5개사 중 파업 없이 협상을 가장 빨리 매듭져왔지만, 올해는 노사 모두 통상임금 확대 문제와 관련해 업계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5개 완성차 모두 노사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며 자동차업계에 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면서 "대립이 심화될 경우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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