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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게임 아닌 흥행게임 만든다"···김대일 NHN게임스 프로듀서


"진짜 어려운 환경에서 일해 본 사람들은 '헝그리 정신'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임 개발이 '깡'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R2'를 제작한 후 상업주의에 치우친 게임이라는 일부 비평을 받았던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용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코드'를 놓치지 않으려 했던 게임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제작하고 있는 'C9'도 '옐로우'라는 평을 받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개의치 않을 생각입니다."

NHN의 신작 대형 롤플레잉게임 4인방 중 가장 먼저 공개되는 'C9'의 개발을 총괄하는 김대일 NHN게임스 프로듀서의 말이다.

김대일 프로듀서는 'R2'의 개발을 총괄, NHN 사상 최초의 RPG 흥행작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가마소프트에 입사, '릴 온라인'을 만든 것이 개발 이력의 첫 출발. 탄탄하지 못한 재무사정으로 NHN으로 둥지를 옮겼으나 곧 분사해 지금의 NHN게임스에 몸담고 있다.

두 차례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굴곡을 맛봤고 실패와 성공도 경험했다. 주목받는 중견 개발자이지만 그가 만든 작품에 대한 평은 엇갈린다.

"사실 개발자들에겐 '새로운 것의 추구'는 주요 이슈가 아닙니다. 플레이 했을 때 이용자들에게 재미있는 것을 주면 되는거죠. 그걸 위해 공부하는 것이 개발자들입니다."

가마소프트 시절 '릴 온라인'을 제작할 때는 사실 기본도 없이 대작을 만들어 보려 겁없이 덤벼들었다고. 거창하고 폼나는 것에 천착했고 만드는 이들 조차 그리 즐겁지 못한 게임이었다고 한다.

그가 '헝그리 정신'이란 말이 싫다고 언급한 것은 2000년부터 3년간 몸담았던 가마소프트 시절의 환경 때문. 월급이 나오지 않아 어려웠던 것이 당시 상황이라고.

"쉽지 않은 때였습니다. 담배값도 없이 빈곤했던 시기니까요. 그 느낌을 아는 사람이라면 '헝그리 정신' 쉽게 이야기하지 못할 겁니다."

'릴 온라인'의 상용화 작업을 마친 그는 웹젠과 엔씨소프트, CJ인터넷의 문을 두드리다 한게임에 입사했다. 의욕이 넘쳤다. 경제적인 문제가 우선 해결됐고 '릴 온라인' 제작 과정에서 호흡을 맞췄던 동료 중 일부도 합류했다.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핵심 재미를 놓치지 않고, 기본이 돼 있는 게임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당시 우리 팀의 목표였습니다."

그가 개발을 총괄한 'R2'의 개발인력은 20명에서 출발해 40명으로 늘었다.. 회사의 관심이 온통 '아크로드'에 쏠려 있어 관심은 못 받아 편한 점도 있었지만 새로운 둥지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기에 힘들었다고.

그러나 이 때 다시 고비가 찾아왔다. '아크로드'가 실패로 귀결되고 롤플레잉 게임을 개발하는 자체 개발진들이 NHN게임스로 분사된 것.

"밖에서도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당시에는 우리도 버려진 거라고 느꼈습니다. 'R2'가 NHN게임스의 메인이 됐고 부담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어려운 시국이 오는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이 게임이 월매출 5억원만 내주면 회사의 유지 보수는 할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할 때였습니다."

그러나 'R2'는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흥행성과를 기록했다. 2007년 상반기 월 매출 25억원을 넘어섰고 '한 때' 버려졌던 NHN게임스의 위상도 급등했다. NHN게임스가 웹젠을 인수해 NHN의 개발자산으로 삼을 수 있었던 원동력도 김대일 프로듀서와 'R2'에서 비롯됐다.

물론, 흥행에 성공했으나 '옐로우게임' 이라는 평단의 비평이 제기됐다.

"열받았지요. 상업용 게임에서 흥행코드를 놓칠 순 없는 일 아닙니까. 아마도 참신한 게임인 '릴 온라인'을 만든 자가 왜 'R2'는 그렇게 만들었냐는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게임 하나 더 만들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아직까진 주류로 주목받은 적은 없다. '릴 온라인'은 시장의 중심에 선 바는 없었고 'R2'는 회사내의 기대치에서도 '아크로드'에 비하면 '언더독' 이었다.

이제 주목받는 중견개발자가 됐지만 그와 함께 NHN의 라인업을 구성할 게임들이 또 하나같이 '걸물' 들이다. EA의 '워해머 온라인',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2', '리니지3' 개발팀 출신이 주역이 된 '테라'.

그가 만드는 'C9'이 또 다시 '언더독' 대접을 받을지도 모를 상황이다.

"NHN을 통해 서비스되는, 타사가 제작한 신작과 경쟁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며 한 가지 풍의 게임만 있어야 하는 것은아니니까요.

비견하자면 '아이온'이나 '테라'와 같은 게임은 종합선물 세트입니다. MMORPG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다 충실히 제공하며 이를 즐기기 위한 호흡 또한 무척 깁니다.

우리가 만드는 게임은 짧은 시간에 극대화된 재미를 줍니다. 플레이 스타일, 조작법 등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가 긴장감을 줍니다. 그런 대작들과는 다른 세상에 있는 게임이지요. 그러나 절대 그런 대작들에비해 떨어지는 게임이 아닙니다."

그의 자신감이 아니라도, 'C9'은 이미 상당한 시장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마비노기 영웅전' 등과 함께 2009년 주요 기대작으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제 'C9'은 첫 번째 공개테스트에 참여할 1만명의 테스터를 모집하며 '포문'을 열고 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굴곡을 맛 본 중견 개발자의 역량이 담긴 이 게임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다소 짓궂은 질문이 될 수 있지만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옐로우코드'에 대해 다시 한번 물음을 던졌다. 이번 게임은 평단의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김 프로듀서는 웃음을 띄우며 "이번에도 '옐로우' 라는 소리를 들을 지도 모르겠습니다"고 운을 띄웠다.

"어떠한 장르의 문화 콘텐츠든 그 저변이 되는 흥행코드를 소흘히 할 순 없고 게임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 비평에 불끈불끈 열받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는 코드를 담는 것이 우선입니다. 다소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픈을 강행해야 했던 'R2'와 달리 작품성 자체도 분명 더 좋은 평가를 얻을 자신이 있습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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