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격전지에서 '금맥' 찾자]②2012년 10조시장 SSD 잡아라

한국이 기술·시장 모두 주도…HDD 대체시 D램 맞먹는 시장창출


차세대 디지털기기 저장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olid State Drive, SSD)가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SSD는 각종 산업 분야에서 PC·서버 등에 널리 쓰이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와 유사한 대용량 저장장치. 역할은 같지만 내부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SSD에 무한한 잠재력을 부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오는 2012년 SSD가 10조원에 가까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SSD가 HDD를 대체할 경우 D램과 맞먹는 시장을 형성할 수도 있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HDD와 달리 SSD는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기술과 시장형성을 주도하고 있어 '차세대 격전지의 금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D 시장 핵심요소 한국기업들이 선점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메모리반도체만 해도 한 해 미국, 일본 등에 기술사용료로 지급되는 돈이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초기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SSD 기업들은 콘트롤러 및 관련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펌웨어 등 핵심 기술들을 선점하고 있어 안정적인 시장 창출 및 향후 기술료 수입까지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내부 버퍼, 콘트롤러, 호스트 인터페이스, 낸드플래시 영역의 기술력을 결합해 현존 최고 속도의 SSD 시제품을 내놨다.

토종 중소기업인 엠트론과 인디링스는 자체 콘트롤러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의 속도를 내는 차세대 SSD 개발 및 출시에 나서고 있다.

서버·스토리지 전문기업 오픈네트써비스(ONS)는 특유의 레이드 콘트롤러 기술을 바탕으로 SSD 탑재 서버의 읽기속도를 HDD 기반 제품이 범접하기 어려운 1GB/s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국내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이 SSD 관련 기술 개발 및 응용제품 출시에 합류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이제 국내외 기업들에 SSD 또는 관련 제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SSD의 재료로 표준화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는 SSD 기업들에 낸드플래시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SSD 제조사들은 다시 PC·서버·스토리지 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해외 추격도 거세…기술보호 위한 대비 필수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인 미국의 인텔 역시 현재 국내 선두권 기업들과 비교해 SSD 관련 기술 격차가 거의 없는 상태다. 인텔은 최근 한국의 우수기업들과 적극 협력하면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SSD 확산에 위기감을 느낀 HDD 1위 기업 미국 씨게이트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낸드플래시 및 HDD 상위기업 일본 도시바,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도 SSD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 텍사스메모리시스템즈(TMS)와 슈퍼탤런트, 에스텍 등은 SSD 분야에서 오랜 기술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인텔, EMC, 썬마이크로시스템즈, IBM 등 서버·스토리지 분야 글로벌 기업들도 SSD 탑재 시스템을 준비하며 현재 시장 지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세계 PC 제조 중심지인 대만에서도 수십여개 기업들이 SSD 시장에 진출해 전략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차세대 전략품목에서 특허분쟁 가능성에 노출돼 있지 않은지, 국내의 우수한 SSD 관련 기술력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초기단계의 SSD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제품 성능과 마케팅 기반에서 뒤처지는 기업은 쉽사리 도태되기 마련이다. 미국의 세계 최대 플래시카드 제조사인 샌디스크는 지난 2006년 이스라엘의 SSD 콘트롤러 기업 엠시스템즈를 16억달러의 거금에 인수하고도, 성능 경쟁에 뒤처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SD 성능은 콘트롤러가 좌우한다는 점에서 해외 다국적 기업들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ONS의 이기택 이사는 "정부와 업계가 SSD 기술보호는 물론, 관련 응용제품 시장의 확대에 나서 SSD 산업이 차기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서플라이, 웹피트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오는 2012년 SSD 시장이 많게는 1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HDD는 연간 3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세계 D램 관련 매출과 비슷한 규모다. 한국이 중심이 돼 SSD를 기반으로 빠르게 HDD 시장을 잠식할 경우, D램과 같은 또 하나의 거대 수출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업계의 면밀한 공조가 요구된다.

"낸드-SSD-콘트롤러 '3관왕' 노린다"…삼성전자 김도근 수석

"SSD 관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낸드플래시메모리는 물론 SSD와 전용 콘트롤러 부문에서도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업부 김도근 수석은 이 회사의 SSD 관련 기술 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SD에 주로 쓰이는 낸드플래시메모리 세계 1위 기업으로 앞으로 SSD와 전용 콘트롤러 부문에서 모두 세계 1위를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M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하고도 업계 최고속도의 성능을 내는 2세대 SSD로 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김 수석은 "2세대 SSD는 호스트 인터페이스와 D램 버퍼, 내부 알고리즘,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펌웨어 및 콘트롤러의 유기적인 조화로 구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4분기 2세대 SSD를 내놓을 예정인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노트북 및 엔터프라이즈 영역에 동시 공급하며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수석은 "하반기 SSD는 MLC 낸드플래시 적용에 따른 가격 하락과 HDD 대비 탁월한 성능 확보로, 디지털기기 저장장치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HDD와 SSD는 특화된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기존 고성능 HDD는 대부분 SSD로 대체되고, HDD는 SSD의 용량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거나 백업 스토리지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저장장치 시장은 더욱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폭넓게 확대되는 SSD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무엇보다 전용 콘트롤러는 물론 낸드플래시와 관련 부품, 소프트웨어 등의 면밀한 결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란 주문이다. 김 수석은 "하반기 128~256GB 제품이 출시되면서 SSD는 완전한 제품군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제품 개발과 공급 능력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SSD 새 시장 창출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술보호 등 정부차원 지원책 필요"…ONS 이기택 이사

"한국이 SS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특허분쟁 소지나 기술유출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SSD 탑재 서버·스토리지 분야에서 우수한 성능을 확보하고 있는 오픈네트써비스(ONS)의 이기택 이사는 국내외 SSD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시장 및 기술 선구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세계 대부분의 SSD 제품을 일일이 테스트 하며 보완점을 연구·개선하고 있다. 특유의 SSD 레이드 콘트롤러로 세계 최고속 SSD 서버·스토리지도 구현하고 있다.

ONS의 레이드 콘트롤러는 일반 SSD의 성능을 5배 이상 끌어올리는 '마술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ONS는 최근 KT의 국내 첫 SSD 서버 공개테스트(BMT)를 통과하며, 서버를 공급키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이사는 "대부분 IT 기반 기술 및 서비스가 해외 원천기술에 일정 정도 의존하는 반면, SSD 분야에선 한국 기업들이 각종 연계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러한 기술력이 유지·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국내 SSD 중소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의 특허분쟁에 대한 대응이 부족한 상황인데다, 해외기업과 인수합병(M&A)과 같은 사안이 발생할 경우 국가적으로 기술유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 이사는 지식경제부가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SSD 관련 특허행정 등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SSD 대중화를 위해 관련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와 응용상품 개발을 위한 재정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는 "국내 SSD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 마케팅 등 면에서 해외 힘있는 기업들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 동시에 놓여있다"며 SSD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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