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규제, 성인과 청소년 달리 해야"... 콘텐츠 자율규제 방안 토론회

"콘텐츠에 대한 자율규제 흐름은 세계적인 추세"

"불법적인 음란물과 성인 콘텐츠는 구별해야"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무선인터넷콘텐츠 자율심의위원회(위원장 현대원) 주최로 26일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콘텐츠 내용규제의 바람직한 방향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은 크게 두 가지.

콘텐츠에 대한 공적규제보다는 자율규제 방안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과, 성인 콘텐츠가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것은 철저히 금지하되 그것이 합법적인 성인 콘텐츠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현대원 위원장(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토론회 시작에 앞서 "오늘 토론회가 자율규제에 대한 움직임을 하나의 큰 사회운동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진 1부 발제에서 현 위원장은 '해외 주요 국가의 자율규제 방안'이라는 주제로 이용자 보호와 콘텐츠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규제 방향이 왜 자율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해외 주요 국가의 핫라인 시스템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핫라인은 일반 사용자가 문제있는 콘텐츠에 대해 신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 신고 시스템으로, 핫라인에서 핫라인으로 전달이 가능하므로 범법자들의 처벌과 콘텐츠의 차단이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 위원장은 "운영 주체나 절차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표적 핫라인 시스템인 영국의 IWP, 미국의 사이버팁라인, 독일의 FSM 등이 모두 정부 주도의 방식이 아닌 민·관 공동규제, 자율규제의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도 이러한 추세를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유의선 언론홍보영상학 교수는 "자율규제에는 동의하지만 공적 기관에 처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한을 주어야만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원 위원장은 "오늘 자리는 현재 무용지물 상태인 심의규제 제도를 좀 더 현실성있게 바꾸자는 의지를 다지기 위한 초석"이라며 "이러한 토론회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하겠다"며 1부 토론을 마무리했다.

2부는 '성인콘텐츠의 바람직한 규제방향'이라는 주제로 법무법인 지평 임성택 변호사가 발제를 맡아 디지털 콘텐츠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음란물 규제 현황과 해외의 현황을 비교, 발표했다.

임 변호사는 "다양한 보호 목적에 따라 구성여건을 달리하여 다원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성인 콘텐츠 규제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라며 "청소년과 성인을 구분하여 음란물에 대한 접근 방법을 달리하고, 사법적 규제는 최후에 보충적인 수단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청소년들이 성인 콘텐츠를 볼 수 없도록 인증 방식 등이 강화되어야지 합법적인 성인 콘텐츠 시장까지 사장시키게 두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성인콘텐츠협의회 양태현 회장은 "시장의 물을 흐리는 일부 사업자를 전체 사업자와 동일시해서는 곤란하다"며 "양질의 성인 콘텐츠 사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이용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자율규제 방안에 앞서 민간 사업자들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은 "자율규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장에서의 신뢰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며 "시장의 메인 사업자들이 자기 검열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권 소장은 "오늘 토론회에 규제 방안의 한 축을 담당할 민간사업자 측이 많이 참여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