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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받치면서 산다' 검찰 추궁에 카카오 변호인단 "물량 확보, 싸게 사기 위함"


7일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증인 신문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에 관한 재판에서 검찰과 카카오 측 변호인은 증거로 제출된 통화 녹취록상의 내용에 대한 해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서울남부지방법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2023년 2월 28일 당시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과 증권사 직원 간 통화 녹취록에서 '오후 1시까지는 우리 자금이 소진될 거 같다, 아니 그냥 소진시키기로 했다', '시세대로 받쳐가면서 잘 사고, 시세조종 오해받지 않게 하자'는 등의 내용을 두고 검찰은 "SM 주가가 하락하지 않게 받치라는 의미가 아니냐"며 추궁했다.

2023년 2월 28일은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마지막 날이었다. 이 전 부문장은 이날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로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금 490억원을 들여 SM 주식을 매수하라는 지시를 받고 증권사 직원에게 매수 주문을 맡겼다고 증언했다.

이어 2023년 3월 9일 통화 녹취록에서 증권사 직원이 이 전 부문장에게 '위 호가에서 사는 것보다 거의 아래 호가에서 많이 받치면서 사서 가격이 차라리 오를 때는 약간 멈췄다 사고 그러기는 했다', 이 전 부문장이 '저쪽(카카오)이 좀 걱정이다, 우리(카카오엔터)는 이미 (SM 주가가) 12만원이 넘어 있었는데 (본사는) 시작 자체를 12만원부터 시작했고 아침부터 사서 어쩔지 모르겠다'는 등의 내용을 두고 검찰은 "시세가 오른 상태에서 받치는 형태로 매수했기 때문에 걸리지 않을 것(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 아닌가"라고 캐물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 변호인은 "'받쳐서 산다'는 말은 주식 시장에서 싸게 산다는 의미로 통용된다"며 "매매하는 사람으로서는 싼 가격에 (주식을) 사는 것도 중요하고 당시 카카오로서는 물량 확보도 해야 했기 때문에 2가지 목적이 함께 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2023년 2월 7일에 카카오는 SM과의 사업협력계약 체결을 발표했는데 하이브의 입장문(카카오-SM의 사업협력계약 비판, 2023년 2월 24일)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2023년 2월 28일 장내매수를 통해 SM 주식 4.9%를 확보한 바 있다. 카카오 측 변호인은 지분 경쟁 상황에서 공개매수 기간 중의 장내매수는 정상적인 경영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당시의 매매양태를 분석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올리고 고정하려는 움직임은 없었음을 주장해 왔다.

이 전 부문장도 시세조종을 의도하고 매수한 건 아니었다고 선을 그으며 "'시세대로 산다'는 의미였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안 생기게 한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물량을 확보하되 가능하면 싸게 사기 위한 취지였냐는 카카오 측 변호인의 질의의 이 전 부문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오래전부터 SM 인수를 계획해온 카카오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저지하려 했고 배 전 대표 등이 2023년 2월 16~17일과 27~28일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 주식을 고가에 매수해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SM 지분을 매집한 사모펀드가 카카오와 특수 관계라고 판단, 카카오가 SM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대량 보유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 변호인은 김 위원장이 오히려 SM 인수를 반대했다는 점 등을 들어 검찰의 주장에 반박해 왔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SM 지분 매입이나 공개매수 등이 진행된 것은 김 위원장의 반대 의사와는 별개로 내부 논의를 거쳐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다음 공판은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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