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며 LG에너지솔루션이 3년여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그동안 실적 버팀목이 됐던 미국의 보조금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비용 절감과 사업 효율화 등을 통해 2026년 이후로 예상되는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응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 지난해 4분기 매출액 6조4512억원, 영업적자 225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은 6.2% 감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EV' 리콜 이슈로 충당금 6200억원을 설정하며 37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세제혜택(Tax Credit)은 3773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적자는 6028억원이다.
2024년 연간 매출은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1% 감소, 영업이익은 73.4% 감소했다.
4분기 매출 감소는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영향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은 북미 전략 고객사 물량 감소에 따라 고수익성 제품 출하 비중이 줄어든 데다 고정비 부담 증가, 연말 일부 불용 재고 처리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4분기 실적을 전망하며 "계절적 영향으로 고수익성 제품의 출하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믹스(Mix) 영향에 더해 완성차(OEM)와 당사의 연말 재고 정리 등 일회성 요인도 있어 3분기 대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전사 차원의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캐즘과 각국 친환경·에너지 정책의 변화 등 단기적 위기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고, 2026년 이후 예상되는 회복기에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투자·비용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실시하고, 글로벌 생산공장 호환성 강화와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각 사업 부문의 추가 수주를 통한 매출 확대, 46시리즈와 리튬인산철(LFP), 각형 등 새 폼팩터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캐즘은 2026년 이후에야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과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 활동에 더욱 몰입하고 속도감 있게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기극복을 위해 △연구개발(R&D) 경쟁력 제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품질 경쟁 우위 확보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 등 4가지 핵심 과제를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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