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무안공항 참사로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의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작년 12월 29일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항공권 취소 건수는 약 6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국내선은 3만3000여건, 국제선은 3만4000여건이다. 국제항공권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약 131억원의 손실이다.
이런 상황은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대참사 때문이다. 무안공항 참사는 작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방콕-무안)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다.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문제는 이번 사고로 제주항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 LCC업계의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지금까지 LCC 중 노선 수, 매출 규모, 항공기 보유 대수 등에서 1위를 유지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9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한 바 있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으로 LCC 시장까지 대격변기에 들어서면서 다시 인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전략적인 인수 합병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과정이 끝나면서 아시아나를 포함한 산하 LCC 3개사(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중복 노선 30여개의 재배분에서도 제주항공은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이 많다.
국토교통부는 '운수권배분규칙'에 따라 항공사를 평가해 점수에 따라 노선을 배분하는데 안전성 평가가 약 30%로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안전성 평가는 최근 3년 사이 항공기 사고, 사고에 따른 사망자 수를 반영해 정량 평가한다. 제주항공은 이번 무안공항 참사로 인해 국내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기 때문에 많은 점수가 깎일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배분 대상 노선으로는 중국(장자제, 시안 등), 일본(나고야),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태국(푸켓), 호주(시드니) 등이다. 이 노선들은 업계에서 일명 '황금 노선'으로 불릴 정도여서 국내 다른 LCC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LCC업계의 판도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며 "다른 LCC들에 대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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