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X-Ray)'는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Wilhelm Röntgen)이 발견했다. 새로운 광선이 어둠 속에서 형광판을 밝히는 현상을 우연히 관찰해 엑스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지'라는 뜻에서 "X"를 사용한 것이다. 뢴트겐은 아내의 손을 엑스레이로 촬영해 뼈와 결혼반지가 선명히 보이는 이미지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발견은 곧바로 의학 분야에 적용돼 뢴트겐은 190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엑스레이 기술은 의학에서 '진단의 혁명'을 가져왔다. 뼈의 골절, 이물질 탐지, 폐 질환 진단, 치과 치료, 암세포 조기 발견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된다. 유방암 진단을 위한 맘모그래피는 물론, 심장·근골격계 질환 진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된다. 엑스레이는 수술 전 환자의 내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며, 척추 손상이나 뇌출혈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이미지 분석의 정확성을 더욱 높이고 있으며, 방사선량도 줄여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 엑스레이 장비는 크기와 무게로 인해 설치와 이동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까지의 엑스레이 장비들은 병원 내 고정된 장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이나 야외 구조 상황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러한 제약은 특히 중환자실 환자의 경우나 응급 구조 상황에서 큰 문제로 작용했다. 장거리 이동이 필요하거나 병상에서 이동이 제한된 환자는 엑스레이 검사가 쉽지 않았고, 진단과 치료 지연이 발생하기도 했다.
야외활동 중 사고로 인한 부상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두드러진다. 등산 중 골절, 캠핑 중 화상, 운동 중 외상이 발생할 시 현장에서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해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부상 군인이나 오지에서 봉사하는 의료진도 엑스레이 장비 부재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재난 현장에서도 구조 활동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동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존 동물용 엑스레이 장비의 경우 대형 동물병원에서만 사용 가능해 대형 동물이나 야생동물, 농장 동물의 이용이 어려웠다. 농장이나 야외 현장에서 필요한 진단이 제한되었으며, 동물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부상 위험이 증가하는 문제도 있다. 동물의 경우 엑스레이 촬영 시 어쩔 수 없이 마취해야 해 동물의 건강에 부담을 주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로움텍(Rouumtech, 대표 박정호)은 언제든지 환자가 있는 장소에서 엑스레이를 촬영할 수 있는 휴대용 엑스레이를 만드는 기업이다. PC가 내장된 '포터블 엑스레이 시스템(Portable X-ray System)'을 개발해 언제 어디서나 환자의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도록 한다.
이들이 시장에 출시한 휴대용 엑스레이 제품은 PC가 내장되어 별도의 워크스테이션 없이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으며, 가벼운 무게와 소형 설계를 통해 높은 이동성과 범용성을 제공한다. 특히, 내장형 7" 또는 10.1" 터치스크린으로 손쉽게 이미지를 확인·분석할 수 있어 응급실, 요양병원, 구급차 등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하다.
주요 라인업에는 가볍고 컴팩트한 사이즈의 'AiRTouch 602', 이동중에도 고출력 촬영이 가능한 'AiRTouch 855', 그리고 10인치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플래그십 모델 'AiRTouch 905' 등이 있고, PC가 내장되지 않은 모델도 있다. 각 모델은 출력·배터리 용량·디스플레이 크기 등에서 세분화된 선택지를 제공하며, 의료진은 상황에 맞게 최적의 장비를 선택할 수 있다.
로움텍은 매출과 수출 모두에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로움텍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이 45.98%에 달했으며, 수출액 성장률은 무려 62.10%를 기록하는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현지 법인(LivermoreTech)을 통한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해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미국법인을 통해 12개의 FDA를 받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가 완료된 상태다.
이러한 글로벌 실적의 기반은 오랜 연구개발과 로움텍만의 독창적인 기술 때문이다. 로움텍은 엑스레이 장비의 핵심 부품인 '모노탱크(Monotank)'를 자체 설계해 소형화, 방열, 방사선 차폐, 내구성 등에서 국제 규격을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모노탱크는 엑스레이 시스템의 출력, 안정성, 휴대성 및 효율 등 전체적인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부품이다. 쉽게 말하면 엑스레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로움텍의 모노탱크는 자체 개발로 최적의 기능과 성능을 유지하면서 제품을 소형화 시킬 수 있었다. 아울러 열과 방사선도 효율적으로 제어했다. 다양한 작동 조건에서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모노탱크 원천기술에 대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도 보유하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휴대용 엑스레이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상당히 커 '카메라 모양'을 가진 엑스레이 기기들이 차츰 등장하고 있다. 다만 로움텍의 '에어터치 시스템'과 같이 PC가 휴대용 엑스레이 기기 안에 탑재된 제품은 아직 없다.
에어터치 시스템은 PC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워크스테이션 없이 어느 곳에서나 사용이 가능하며, 배터리 교체도 손쉬워 야외나 긴급구조가 필요한 공간에서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통신 환경이 받쳐주면 '원격 엑스레이 진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에어터치 안에는 모노탱크 뿐 아니라, 다양한 센서와 이미징 장치 그리고 전자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이는 설계부터 양산까지 가능한 회사의 기술경쟁력 덕분이다.
엑스레이 기기는 카메라뿐만 아니라 장비에서 방출되는 엑스선을 흡수하는 패널도 필요하다. 로움텍은 '토탈 엑스레이 솔루션'을 구성하기 위해서 전문성을 갖춘 외부 업체와 협력해 '평판형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FPD, Flat Panel Detectors)'를 공급하고 FDA 인증까지 획득했다. 또한 소프트웨어 회사와 함께 전용 이미지 소프트웨어도 구축해 개발해 엑스레이 촬영본을 고해상도 이미지로 편리하게 전송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로움텍은 단순히 포터블 엑스레이 시스템 제조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여 'C-arm 시스템', 'AI 기반 진단 솔루션', '텔레메디신 시스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은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개발도상국 의료 인프라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립자 박정호 대표와 로움텍 팀은 20년 이상의 헬스케어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K-의료기기'의 혁신에 전념하고 있다. 독자적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할 로움텍의 발걸음을 주목하자.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과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창업에 도전했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 스타트업과 기술창업 기업이 고객인 BLT 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로 활동 중이다.
20여회 이상 엔젤투자 진행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돕고 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 '기술창업 36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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