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와 경제위기 심화로 올해도 유통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빅4(롯데·CJ·신세계·현대) 대기업 수장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도 높은 쇄신과 업무 효율화, 고객 만족을 위한 경영을 통해 여러 악재를 뚫고 비상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CJ·현대 등 유통 대기업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탄탄한 생존전략을 구축해 위기를 타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핵심사업 경쟁력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냈다.
신 회장은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며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개개인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업무나 효율성을 저해하는 사항들이 없는지 돌아보고, 선도적 지위 회복을 위한 기반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은 우리의 존재 기반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사업이어야 한다"며 "사업 전반을 고객 관점에서 검토하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모색하자"고 당부했다. 이어 "신중하게 고민하되 실행력을 높여 사업을 구체화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롯데는 지난해 말부터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잠재우고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진한 분야의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신 회장도 "재무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해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조를 올해도 이어간다. 그는 "2025년은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라며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다. 이럴 때도 기업은 도전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본업이란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이라며 엔진의 핵심 연료는 '1등 고객'이라고 정의하며 "1등 고객의 갈증에 먼저 반응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신세계 본연의 DNA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 우리는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 조직과 사업에서 1등 고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치열하게 읽고 실행해야 한다"라며 "신세계라는 브랜드가 고객의 자부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전망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우리 그룹이 올 한 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런 중요한 시점에 우리 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경쟁력을 갖춘 성장을 위한 두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먼저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적극 추진해 주기 바란다"며 "국내 사업에서 내실을 다지며 글로벌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미래성장의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 사업에서의 잠재적인 기회를 최대한 발굴해 성장으로 연결시키기 바란다"며 "철저히 준비된 자세로 성장의 기회를 미리 포착하고 최대한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협력'과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장은 실천에서 시작되고 다양한 협력으로 확장되며 서로의 공감으로 완성되듯이, 우리가 서로를 믿고 도우면서 함께 변화의 파고에 맞서 힘차게 나아가자"라고 밝혔다.
이어 "관습적으로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적용해 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새로운 시도는 익숙함을 버려야 하는 수고가 따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갖게 하지만, 그러한 성장통의 과정을 겪어야만 성공이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신규사업에 대한 속도감 있는 추진도 당부했다. 정 회장은 "각 사 대표이사와 임원은 미래성장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다양한 의견수렴과 신속한 판단을 바탕으로 신규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경영층의 적극적인 리딩이 있어야 전략 추진의 속도가 올라가고 멀게만 보였던 비전목표를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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