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전망2025:반도체] HBM 성장세 연말까지 지속될 듯


메모리 전체로는 하반기부터 다운 사이클 진입 예상
"범용 메모리의 경우 감산이나 설비투자 줄일 가능성"
파운드리는 TSMC 아성 속에서 삼성전자 등 각축전
중국 D램 업체들 성장성 얼마나 클 지도 주목할 요소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2025년 반도체 시장에서는 2024년과 비슷하게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메모리 전체로 볼 때는 하반기부터 업황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의 경우 TSMC의 아성이 더 강고해질 것으로 예상되면, 나머지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글로벌파운드리·SMIC 등의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적층 양산 제품 [사진= SK하이닉스]

◇HBM 대호황 내년 말까지…범용 메모리 감산 가능성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HBM 수요는 내년 말까지 좋을 것으로 본다"며 "반도체 전체를 보면 HBM을 제외한 제품들은 이미 수요가 좋지 않지만, HBM은 상황이 다르다"고 전망했다. 그는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주요 고객을 이미 확보한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내년 하반기까진 탄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더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메모리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에 탑재되며 덩달아 수요가 급증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는 53%로 삼성전자(38%), 마이크론(9%)를 크게 앞섰다. JP모간체이스는 HBM이 D램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15%에서 2025년 19%로 4%p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HBM 성장세는 견고할 것"이라며 "올해보다 두 배 정도 성장하고, 이를 뺀 나머지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HBM 경쟁력에 따라 업체별 실적이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 센터장은 "HBM에서 차이도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도 물량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이미 확정된 점이 많지만, 삼성전자는 조금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일 미국 상무부가 중국으로 HBM 수출 규세에 나서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 센터장은 "삼성에서 정확한 수치를 밝히고 있진 않으나, 중국으로 수출하던 HBM 물량이 줄면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주도해온 AI 칩 시장은 브로드컴의 주문형반도체(ASIC)가 일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테크 기업들이 값비싼 고성능 엔비디아 AI 칩 대신 필요한 기능만 담은 맞춤형 AI칩을 주문하고 있어서다. 브로드컴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는 내년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이 설계한 칩이 빅테크 기업들이 원하는 성능을 낼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브로드컴이 HBM4를 쓰겠다고도 하는데, 아직 HBM4는 양산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내년 하반기 메모리 업황 다운사이클(Downcycle) 진입에 앞서 감산을 발표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30%나 하락한데다, 내년 상반기 이후 통상적인 다운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트럼프 당선 전인 9~10월만해도 반도체 상황을 좋게 봤다"며 "내년에도 D램과 낸드 모두 20%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지만, 최근에는 한 자릿수 중반까지 낮췄다"고 말했다. 메모리 빅3는 지난 2023년 다운사이클 국면에서 전체 생산량을 10~15%가량을 감산했고, 올해 일부 회복했으나 감산 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 감산을 결정하거나, 설비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구형 공정 라인 일부를 첨단 제품용으로 바꾸는 중인데 감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eSSD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요가 굉장히 강했고, 일부 업체들이 미리 사둔 면도 있다고 한다"며 "마이크론 쪽에서 낸드 감산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12인치 웨이퍼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中 CXMT·YMTC 쇼크…파운드리는 TSMC 독주 지속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와 낸드플래시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성장세도 내년 반도체 업계의 주요 뉴스가 될 전망이다. CXMT는 DDR3와 DDR4 등 구형 D램을 중국과 일부 동남아시아 시장에 판매해왔는데, 최근 DDR5 제품까지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며 업계 파장을 일으켰다.

DDR5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주로 판매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CXMT는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에 주로 구형 모바일 D램을 판매해왔는데, 한국 업체들의 주무대까지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양쯔메모리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YMTC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품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2테라바이트(TB) 용량의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양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메모리 기업들은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당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손실을 메우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각 제조사에 국산품 물량을 구매하도록 하고, 보조금까지 주고 있어 손실이 나더라도 사업이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해외에서 IR 행사를 하면 9월까지만해도 HBM 관련 질문을 받았는데, 11월 이후에는 CXMT 질문만 받았다고 할 정도로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시장 약진에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금 과장된 면은 있는 것 같다"면서 "CXMT의 전세계 D램 매출 점유율은 3%인데, 올해 하반기엔 4~5%정도까진 올라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선 대만 TSMC의 독주, 삼성전자·SMIC·글로벌파운드리·UMC 등의 경쟁이 예상된다. IDC는 최근 공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추적 정보'에서 TSMC의 전통적 파운드리 1.0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59%에 달했으며 올해 64%, 2025년 66%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SMIC는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투입하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적자 상태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예전같은 국민주로 기대를 받을 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전망2025:반도체] HBM 성장세 연말까지 지속될 듯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