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일본, 싱가포르 등을 상대로 외국인 투자 법인 유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리나라가 금융 허브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는 27일 서울 무역센터에서 열린 '외국인투자의 국내경제 기여 확대 토론회'에 참석해 "지금 현재 보이는 외자 유치 실적은 허상"이라며 "산업 구조를 금융업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이탈한 상당히 많은 자본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 서비스를 중심으로 금융 허브 전략을 추진하고 외국계 금융사를 유치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외국인 투자 법인들이 론칭시키는데 보통 8개월이 걸리고 6개월 동안은 설립 중인 법인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 기관에서 대출을 못 받는다"며 "(정부가) 6개월에 걸쳐 운전자금을 지원해주고 1~2년 사이에 기업 엑시트를 할 수 있는 '외자 유치 촉진 펀드'를 운영한다면 중국에서 이탈하는 자본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희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이에 대해 "외자 유치 촉진 펀드 운영 방안은 산업부 내에서 검토되고 있으며, 유치한 곳에서 자문을 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허브로 탈바꿈하려면 금융산업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은하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는 "한국에 있는 많은 CEO 분들이 자산을 한국이 아닌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두신다"며 "한국은 다른 산업보다 금융산업이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한국이 APEC이라는 중요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글로벌 CEO들이 한국에 오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정치권은) 정치 상황을 타개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비수도권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안병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여수에 다수의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에) 점진적으로 투자한 사례를 제외하면, 프랑스 등 많은 외국 기업들이 소극적으로 지원했다"며 "우리 기업이 아닌 외국 기업에 기여한다면 외국기업과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외국인투자 기업의 수는 지난 2022년 1만6767개에서 2023년 1만7375개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1만8794개가 됐다. 외투 기업은 외국인 투자자가 일정요건을 갖춰 국내에 투자해 설립한 법인을 말한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외국인투자기업 1000여개사 대상으로 전반적인 경영 활동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내용이 공개됐다.
조사기업의 29.3%는 연구개발(R&D)을 수행 중이고 제품 생산의 주요 조달 경로가 수입보다 국내 비중이 높았다. 또, 외투기업의 주요 투자 목적이 내수시장 진출 63.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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