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데스크칼럼] 그래도, 내일은 해가 뜬다


[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모든 게 엉망인 것 같다. 한 해를 마무리할 땐 늘 그렇다. 이것저것 잘 된 것도 많다.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살아간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 종교 단체에선 늘 감사의 마음으로 살라고 충고하나, 그게 어디 쉽나. 올해 성탄절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교회에서 성탄 예배를 드렸다. 같은 말씀을 듣고, 같은 찬송가를 불렀다. 두 분의 생각이 조금은 더 가까워졌을까. 의문이다.

보통 사람은 늘 태평성대를 기대한다. 정치가 안정되고, 먹고사는 것이 넉넉하면, 그게 태평성대일 텐데…. 말이 쉽지, 그 어려운 고차함수 정치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흔한 말로 민주화 시대라는 기간을 들여다봐도 그렇다. 이 기간에 세 명의 대통령이 감옥에 갔다. 이 중 한 명은 탄핵당했다. 또 한 명은 퇴임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24년 현 대통령도 직무가 정지됐다. 곧 탄핵 심판대에 선다.

요즘 보통 사람은 점괘(무속)를 심심풀이 정도로 본다. 과거 할아버지 세대엔 세상을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많았으니,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다. 위안을 받고 다시 발을 내뻗을 용기를 얻기도 했을 터다. 그러나 정보통신(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정보가 빛의 속도로 유통되는 시대에 계엄이라니 터무니없다. 1980년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전두환 대통령도 지금이라면 쉽지 않았을 미션이다. 육군사관학교에 수석 입학한 장군이 점괘를 보고 계엄 실행의 가능성을 따졌다니, 인공지능 AI가 울고 갈 판이다.

찜찜한 구석은 있다. 내년은 육십간지로 을사년(乙巳年)이다. 양력으론 2025년 1월 29일 시작한다. 120년 전 을사년은 한국인에게 매우 힘들었던 해다. 일본에 외교권을 박탈당했다. 공식적으로 식민지의 시작이다. 내년 을사년은 푸른 뱀(靑蛇)의 해로 불린다. 만약 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이어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이 바뀌면? 푸른색을 정당의 상징색으로 쓰는 세력이 집권한다면 괘대로 된 것일까. 웃고 넘길 일에 정색하면 모두가 무안해진다.

어쨌든 판결의 시간은 다가온다. 지금의 속도라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온 하늘을 팔랑이며 지기 전에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어떤 엔딩일지는 가늠하기 이르다. 보통 사람으로선 이 혼란이 어서 수습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수습해야 다시 기회를 엿본다. 희망을 떠올릴 마음도 생긴다. 먹고 살기가 어느 때보다 힘들다. 바다 건너 집권자도 만만치 않다. 이미 봤듯이 약자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터프한 스타일이다.

삼권분립 시스템에서 행정은 이미 붕괴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치도 정상 궤도를 이탈한 지 오래다. 여야 정치는 서로의 아집과 독선으로 점철됐다.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정치가 아닌 그저 권력만을 탐하는 모습이었다. 새판을 짤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혐오의 정치로 전락했다. 오죽하면 10대·20대까지 거리로 뛰어나왔을까.

사법부라고 정치색이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사법부에 기댈 수밖에 없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만든 파국에서 헤쳐 나와야 한다.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태양은 매일 어김없이 떠올랐다. 모레도, 그다음 날도 뜰 테니….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데스크칼럼] 그래도, 내일은 해가 뜬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