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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꾸고 매장 뒤엎고"…대형마트 '대변신'의 사회학


이커머스 확장세에 '직접 보고 사는' 그로서리 먹거리 맞대응
마트 공간의 80~90% 식료품 구성…오프라인 콘텐츠도 강화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이 매장은 1200평 중 856평(86%)을 식료품으로만 채웠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오픈한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이렇게 소개했다. 품질이 좋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새롭게 판을 짠 특화점포다. 식료품 가격은 할인점보다 20~50% 저렴한 '상시 저가'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으로 개점한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사진=이마트]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승부수로 '그로서리'를 앞세운 특화매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커머스 확장세에 매출이 떨어진 공산품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본업이자 오프라인 강점인 식료품에 힘을 주는 전략이다.

이런 변화를 끌어가는 곳은 이마트다. 지난 13일 푸드마켓 수성점을 통해 처음 선보인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매장'이 대표적이다. 이 점포는 테넌트와 행사장을 제외한 직영 면적의 86%를 그로서리 상품으로만 구성했다. 알디(Aldi) 등 글로벌 유통 채널들이 자체 브랜드 상품을 내세우고 있다면, 이마트 푸드마켓은 신선식품을 특화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채소나 육류, 과일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료품을 상시 저가로 판매한다. 주요 상품을 연간 단위로 계약해 단가를 낮추는 등 축적해온 상품 매입 노하우를 특화매장에 녹여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품질을 통해 신뢰를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슈퍼가 오픈한 그랑그로서리 도곡점. [사진=롯데슈퍼]

롯데마트도 지난해 말 리뉴얼한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에 이어 지난달 21일 롯데슈퍼 도곡점에도 신선식품 특화 콘셉트를 적용했다. 그랑그로서리는 식료품과 비식료품 비중을 9대 1로 구성한 매장인데, 도곡점의 경우 그로서리 제품만 약 5000개에 달한다.

식료품 파트에는 역대 최고 규모의 간편식 매장을 비롯해 스마트팜, 건식 숙성육 특화존, 건강 상품 특화존 등을 마련했다. 공산품 비중은 대폭 줄이되,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만 엄선해 배치했다.

홈플러스 역시 '메가푸드마켓'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그로서리 역량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달 강서점은 메가푸드마켓 라이브 1호점으로 재단장했는데, 식료품 비중을 높이고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콘텐츠도 구성했다. 고객 주문에 따라 전문가가 즉석에서 회를 떠주거나 조리해주는 '오더메이드' 서비스와 요리 과정을 시연하는 '오늘의 요리 라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 매장 모습.

이처럼 대형마트가 그로서리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커머스에 비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품목이라는 점에서다. 온라인 장보기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식재료는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을 공략하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온라인 매출 비중은 53.0%로, 오프라인(47.0%)을 2개월 연속 웃돌 정도지만 식재료에 관한 한 양상이 확실히 다르다는 평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공간의 제약이 있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큰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치"라며 "고객들이 대형마트를 찾는 이유는 결국 먹거리인 만큼, 그로서리 특화매장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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