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 '메모리 업황 풍향계'로 통하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스마트폰·PC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다고 밝히면서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은 78조550억원, 영업이익은 9조2808억원이다.
3개월 전 추정치인 매출 82조4154억원, 영업이익 13조2036억원보다 각각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29.7%나 낮아졌다.
영업이익의 경우 1개월 전 추정치는 9조7046억원이었지만, 지난 20일 기준 컨센서스는 9조원대 초반으로 4.3%가량 떨어졌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실적 눈높이를 하향한 것은 스마트폰, PC 등 전통적인 IT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범용 D램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9월부터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범용 D램 물량 공세가 이어지며 시장 가격이 30%가량 하락했다. CXMT는 DDR3, 4에 이어 DDR5 첨단 D램까지 최근 출시한 상황이다.
AI 열풍 덕에 고성장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아직 삼성전자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점도 실적 눈높이 하향의 이유로 꼽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D램 실적에 대해 "엔비디아향 HBM3E 양산 공급 지연, CXMT의 저가 판매, 범용 D램 수급 악화 등으로 인해 연말·연초에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 추정치는 삼성전자보단 소폭 하향됐다.
지난 20일 기준 에프엔가이드에 취합된 주요 증권사의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는 매출 19조6281억원, 영업이익 8조481억원이다.
1개월 전 추정치는 매출 19조8847억원, 영업이익 8조1898억원으로 다소 쪼그라들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품목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HBM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어, 관련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SK하이닉스도 범용 D램 가격 하락세를 온전히 피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한달 앞서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이 내년 2월까지 범용 D램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한 점도 반도체 업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2025 회계연도 2분기(12∼2월) 매출이 79억달러로 월가 전망치를 10% 이상 밑돌고, 주당 순이익 1.53달러로 전망치보다 약 25%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 앞선 공개발언에서 “PC 교체 주기가 점진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2024년도에는 PC 판매량 증가율이 이전 예상치를 약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약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