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무면허 운전 중 사망사고를 낸 뒤 응급조치 없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한 6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춘천지검 강릉지원 형사1부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범인도피교사,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9일 오전 10시 30분쯤 강릉시 신석동에서 무면허 상태로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운전자 70대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고 이후 119 신고 없이 B씨를 자신의 차량에 실은 뒤 딸을 만났으며 딸에게 운전을 맡기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B씨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딸이 운전했다"고 주장했지만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가 사고 당시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운전 전력으로 인해 면허취소 상태였던 A씨는 큰 처벌을 피하고자 피해자 유족, 경찰, 보험사에 모두 딸이 운전했다고 속였으나 경찰 추궁에 결국 범행을 시인했다.
1심은 "피해자의 유족을 위해 1억원을 공탁하긴 했으나 무면허운전을 상습적으로 하다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발생시켜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사고 직후 피해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병원으로 이송한 뒤 병원에서 경찰에게 인적 사항을 모두 제공했으므로 도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싣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하지 않고, 운전자를 바꾸기 위해 상당한 거리를 돌아서 이동해 시간을 지체했다. 인적 사항도 '딸이 운전하는 차량에 타고 있던 동승자'라고 진술하며 연락처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 유족에게 추가적인 합의금을 지급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점 △유족들이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감형 사유로 반영, 1심 형량의 절반인 징역 2년 6개월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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