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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폭탄 전에 사자"···美 가전시장 활황이지만...


美 소비자 "내년 10% 이상 올라...지금 구매 적기"
국내 가전 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
4분기 실적에 도움되도 내년 물량 미리 판매 꼴
"트럼프 취임 후 관세 높이면 수요절벽 올수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폭탄'이 떨어지기 전에 TV, 세탁기, 노트북 등을 미리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미국 시장이 활황을 맞았지만 국내 가전 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런 분위기가 당장 4분기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내년도 물량이 미리 판매되는 셈이어서, 트럼프 취임 이후를 더 걱정해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AI 홈'이 탑재된 삼성전자 스크린 가전 신제품과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사진=삼성전자]

18일 미국 미시간대의 '월별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분의 1은 가전을 포함한 소비재 가격이 내년에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고 "지금이 대량 구매의 적기"라고 답했다.

내년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보편 관세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추가 관세를 예고한 만큼 소비자들도 보다 적극적인 연말 쇼핑에 나선 셈이다.

가전 유통업계도 '관세폭탄' 마케팅으로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코리 배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세가 현실화되면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건조기에 관세 20~50%를 부과하자 관련 제품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이 10%가량 상승했는데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한 셈이다. 베스트바이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최대 거래처 중 하나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정책에 대한 가격 상승 우려가 수요를 당기는 효과를 야기한 면이 있다"며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전) 판매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분위기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미국 가전 판매량이 늘며 4분기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순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무선청소기 등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내년도 물량까지 미리 판매되는 추세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시기에 노트북이 날개 돋힌 듯 팔리다가 수요절벽을 맞은 것과 비슷한 흐름이 가전에서도 나타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내년도 북미 가전 시장 전략에도 최근의 흐름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 주재로 가전사업부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LG전자는 오는 20일부터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무선 AV 전송 솔루션을 탑재한 'LG QNED evo' [사진=LG전자]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 17일 임직원 대상 F.U.N 토크 프로그램에서 대내외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질적 성장과 건전한 수익 구조를 위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고민과 치열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미국향(向) 물류 운임 상승도 4분기 가전 실적의 숨은 복병으로 꼽힌다. 물류 운임은 90% 이상 달러로 결제하는데 이달 들어 급등한 환율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서부로 향하는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물류 운임도 지난해보다 2배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의 3분기 평균 글로벌 현물 운임 수준은 TEU당 3,074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높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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