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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조 드는 KDDX 사업 탄핵 정국에 더 늦어질 수도


연내 사업자 선정 예정됐었지만 내년으로 연기
HD현대중공업 vs 한화오션, 선정 방식 갈등 탓
탄행 정국에서 주무부처 혼선으로 더 늦어질 수도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7조 8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올해 안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업계 갈등 등의 사유로 내년 상반기로 연기한 바 있다.

그런데 관련 기업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KDDX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정부 주무부처도 대통령 탄핵으로 업무에 혼선을 빚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KDDX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을 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KDDX 사업은 7조 8000억원 규모로, 6000톤(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고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 전신)이 개념설계를 맡아 진행해왔다.

남은 후속 절차는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와 후속함 건조를 위한 사업자 선정이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사진=HD현대중공업]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기 시작한 것은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이에 날선 신경전이 벌어지고 법적 공방까지 진행된 탓이다. 양사는 그러다 지난 11월 대승적 차원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결정해 일시적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방위사업청은 그러는 와중에서 사업자 선정을 내년으로 미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1월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KDDX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올해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고 내년 전반기에 빠르게 해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갈등이 커지자 방사청도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자사가 기본설계를 맡은 만큼 수의계약으로 사업자 지정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 측은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건조를 맡는 게 관례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지난해 자사 기밀을 누출해 군사기밀보호법 유죄 판결을 받아 이번 만큼은 경쟁입찰을 진행해야 한다는 게 한화오션의 입장이다.

그런데 상황은 더 꼬였다. 최근 비상 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 여파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진두지휘해야할 국방부 장관이 공석이 된 데다 협의를 진행해야할 대통령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업무 혼선도 가중된 상황이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차기 국방부 장관 인선도 사실상 물 건너가 KDDX 사업자 선정 방정식은 더욱 꼬여가고 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다면 조기 대선 정국 등과 맞물려 KDDX 사업사 선정을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내지 못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오션의 보고서 불법 활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KDDX 사업자 선정은 더욱 엉켜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기밀 사항인 KDDX 개념설계 원본을 방사청에 즉시 제출하지 않고 지난해에서야 방사청에 제출했고 기본설계 입찰 과정에서 이를 제안서에 불법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현재 방사청과 국군방첩사령부는 이와 관련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다만 한화오션 측은 "한화오션이 KDDX 개념설계 내용을 사전 승인 없이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정이 난 사안"이라면서 "2012년 당시 군사기밀보호법 지침과 훈령에 원본을 보관하는 것이 위반이라는 근거가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한 상황이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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