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여파에 두산밥캣 분할·합병 무산 위기

[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비상계엄 여파로 두산그룹의 두산밥캣 분할·합병이 무산될 처지다. 현 주가를 고려하면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6.85%를 보유한 국민연금기금이 분할·합병안에 기권 입장을 내는 게 불가피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전날(9일) 제15차 위원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 합병 승인의 건에 대해 조건부로 찬성하기로 했다. 이 외는 기권할 방침이다.

찬성 조건은 합병 반대 의사 통지 마감일 전날인 오늘 기준 주가가 주식 매수 예정가보다 높을 때다.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가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가 8만472원이다. 이날 오전 11시 24분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각각 1만7290원, 5만3600원이다. 두 주식 가격이 매수 예정가보다 각각 20.8%, 50.1%씩 낮다.

오는 12일 열리는 두산에너빌리티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합병 회사의 주주는 회사에 대해 주주총회 전 합병 반대 의사를 통지하고 주식 매수 예정가액으로 보유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이 넘으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분할합병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국민연금 한곳만으로도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을 넘기기에 분할합병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두 기업 주식은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커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