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 당일인 7일 탄핵 찬반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탄핵에 대한 한 대표의 의중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자, 친한(친한동훈)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일부 갈리는 모습이다. 여전히 당내는 탄핵 반대 여론이 우세한 가운데, 이탈표가 얼마나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임기 포함 정국 안정 방안 당 일임'을 내용으로 하는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며 "국민에게 최선인 방식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는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탄핵 입장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줄곧 피했다. 오전 윤 대통령 담화 직후 만난 기자들이 '탄핵만은 안 된다는 것이냐'는 묻자 "감사합니다.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했다. 오전 의원총회가 끝나고 한 총리를 만나러 가는 길 취재진이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와 긴급회동을 마치고 돌아와 "제가 한 총리에게 민생경제를 더 안정되게 챙겨달라 말했고, 한 총리는 제게 당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했다"는 말만 남긴 뒤 현재까지 당대표실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한 대표가 모호한 입장으로 일관하자 친한계 의원들조차도 갈팡질팡 하는 분위기다.
당초 전날까지 탄핵에 공개 찬성 입장을 밝힌 6선의 조경태 의원은, 오전 반대 입장으로 선회하며 그 배경으로 '한 대표의 뜻'을 들었다. 조 의원은 '한 대표의 뜻이 뭐였느냐'는 말에 "어쨌든 조기 퇴진에 대한 로드맵을 빨리 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담화 직후 남긴 '대통령의 정상적 직무수행은 불가능하다.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 국민에게 최선인 방식을 논의할 것'이라는 말을 '탄핵 반대'로 해석한 것이다.
다른 친한계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한 친한계 초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론(탄핵 반대)대로 가느냐'는 말에 "우리 당론이 있어요?"라고 되물으며 "(당론이)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탄핵 반대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것이란 해석이다. 또다른 초선 의원도 '표결에서 찬성할 의원이 의총에서 찬성 주장을 드러내지 않는 것 뿐'이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여권에선 한 대표가 탄핵 찬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는 것이 결국 친한계 의원들의 자유로운 표결을 유도하는 것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 담화 직후 '대통령의 정상적 직무수행은 불가능하다. 조기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낸 것도 탄핵 통과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 않은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친한계 내부는 여전히 '탄핵 반대' 당론을 따르는 의원들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전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탄핵이 통과되면 최고위원직을 내려놓겠다. 탄핵은 당과 국가를 위해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국 의원도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의총에서 분명했던 건 이번 만큼은 (탄핵을) 막자는 것"이라며 "다만 조건은 윤 대통령의 답"이라고 했다.
진종오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썼다. 이날 오후 5시에 열릴 본회의에서 여당 내부에서 이탈표 8표가 나오면 윤 대통령 탄핵안은 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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