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9월 9일 첫 공개 이후 석 달 가까이 게임성을 함구하며 호기심을 자아낸 엔씨소프트의 신작 '저니 오브 모나크'의 실체가 마침내 공개됐다. 지난 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저니 오브 모나크는 모두의 예상대로 방치형 게임이었다. 엔씨소프트의 간판 IP인 '리니지'와 게임업계 최신 트렌드인 키우기류의 만남인 셈이다.
직접 플레이해 본 저니 오브 모나크는 방치형 키우기류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리니지의 주역 캐릭터인 '군주'를 중심으로 나만의 팀을 구성한 뒤 필드에서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몬스터들을 자동으로 사냥하며 능력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언리얼 엔진5로 연출한 그래픽은 방치형 게임치고 꽤 높은 수준을 보여줬으며 '리니지W'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들은 익숙한 느낌을 안겼다.
밝고 캐주얼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 여타 방치형 키우기 게임과 달리 다소 어둡고 진지한 저니 오브 모나크의 분위기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리니지W 등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라면 저니 오브 모나크의 분위기에 무리없이 적응하겠지만 다른 게이머들은 이질감을 느낄 여지가 있어 보였다.
방치형 게임들은 '방치'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손이 많이 가는 편인데, 저니 오브 모나크 역시 이래저래 손이 바빴다. 초반부 주어지는 퀘스트 완료 버튼을 자주 눌러줘야 하는 건 물론 조용히 쌓이는 게임 재화인 '아데나'로 군주의 능력치를 계속해서 높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장비와 영웅 뽑기도 틈틈히 해줘야 점차 높아지는 보스 몬스터를 극복할 수 있다.
스토리가 딱히 중요하지 않은 여타 방치형 게임과 달리 저니 오브 모나크는 나름의 서사를 보여준다. 리니지W에서 뽑기를 할때 등장해 많은 이용자에게 희비를 안긴 캐릭터 '페일러'를 중심으로 '군주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다. 말하는 섬부터 시작해 오크부락, 글루디오 던전 등 리니지 팬이라면 친숙한 각종 지역을 오가며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그동안 리니지를 비롯한 각종 리니지 라이크는 과금하지 않으면 숨도 쉴 수 없는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반면 저니 오브 모나크는 혼자서 성장하는 솔로 플레이 중심의 게임인 만큼 아무런 제약 없이 쑥쑥 클 수 있다. 여타 리니지류에서 '통제'를 당하거나 '막피'를 당한 경험이 있는 게이머라면 저니 오브 모나크에서 대리만족을 경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니지류에서는 수만 원을 질러야 할 수 있었던 영웅 뽑기를 저니 오브 모나크에서는 원 없이 할 수 있는 편이기도 하다.
다만 성장 방식은 차이가 있으나 저니 오브 모나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재미는 결국 리니지의 그것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게임은 방치형 콘텐츠로 육성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추후 결투장이나 던전 등을 공략하는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 리니지라면 빼놓을 수 없는 커뮤니티인 '혈맹'이 구현돼 있는 것으로 미뤄볼때 추후 혈맹간 전쟁 콘텐츠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성 자체는 제약없이 할 수 있지만 엔드 콘텐츠는 기존 리니지류가 추구하는 경쟁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 게이머를 겨냥한 방치형 게임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게다가 린저씨는 저니 오브 모나크를 좋든 싫든 '숙제'처럼 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다. 엔씨소프트가 저니 오브 모나크에서 군주의 레벨을 일정 단계로 올리거나 높은 단계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경우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생성할 수 있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꽤나 후반부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스테이지 700 클리어 기념 쿠폰'의 보상이 매우 강력하다면, 린저씨들은 저니 오브 모나크를 무조건 플레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찌 됐든 리니지는 리니지다. 모바일 게임 후발주자였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을 앞세워 단숨에 시장을 접수했듯, 방치형 게임 후발주자인 엔씨소프트가 저니 오브 모나크로 일발역전에 성공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모델로 기용할 만큼 저니 오브 모나크에 배팅한 엔씨소프트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릴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