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가 6시간 천하로 끝난 가운데 야당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시동을 걸었다. 야6당은 4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이번 주 내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은 이날 의원 전원 명의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탄핵소추안의 경우 제출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이들은 오는 5일 본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 보고를 하고 늦어도 7일까지 표결해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탄핵 사유는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군 전개 과정에서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가 이뤄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헌법상 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을 활용해 군사상의 필요 또는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발동할 수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건 헌법상 보장된 범위를 벗어난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어제오늘 있었던 위법한 계엄과 그 과정에서 있었던 내란 행위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내란이라는 건 헌법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건데, 군과 경찰이 국회를 감싸고 국회의원들이 표결하러 들어오는 것을 막아 명백한 헌법기관 국회의 기능 행사를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하기에 정상적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고 '국지전' 유도를 통해 다시금 '계엄'을 선포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며 "추후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해 결국 무력 충돌로 이끌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경고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주 중 표결에 들어간다는 대원칙은 세웠지만, 정확한 표결 시점은 여당 상황을 보고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경우 재적의원 과반의 동의로 발의는 할 수 있지만 통과를 위해서는 3분의 2(200명) 이상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108명이라는 점에서 8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것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어제 이준석 의원이 여당 소속 의원들에게 탄핵 찬성 의사를 개별적으로 확인했다"며 "이 의원에 따르면 최소 6명 이상의 여당 의원에게 탄핵 찬성 의사를 개별적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과 나름대로 인연이 있는 만큼 개별 설득 작업도 충실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야권은 '탄핵 심판 절차' 돌입에 앞서 헌법재판관 임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 퇴임 후 국회 몫 3인 재판관 후보 추천이 지연되면서 3명의 헌법재판관이 공석인 상태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선 탄핵 여부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날 야당 몫 헌법재판관으로 정계선·마은혁 후보자 2명을 추천했다. 물론,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변수가 남았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민주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들을 임명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 '권한대행'이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된다"며 "국회가 갖고 있는 추천권에 대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일종의 행정 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권한행사가 아니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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