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취객, 차로 치고 도주한 외국인에 3년형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술에 취해 도로 위에 누워 있던 20대를 차로 밟은 뒤 그대로 도주한 50대 외국인이 3년형을 선고 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1부 이성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외국인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7월 밤 울산의 한 골목에서 운전하다가 도로 위에 누워있던 20대 B씨를 차로 밟았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당시 술에 취해 도로에 있다 사고를 당한 B씨는 심각한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사고 당시 한밤중이어서 B씨를 보지 못했고, 이불 같은 것을 밟은 것으로 알았을 뿐 사람인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당시 도로를 가로등이 비추고 있었고, 시야를 방해할 만한 다른 장애물이 없어 A씨가 전방을 주시했더라면 B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또한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고 당시 영상에서 A씨 차량이 기우뚱할 정도로 크게 흔들리는 장면이 잡혔고, A씨가 현장에서 벗어난 뒤 차에서 내려 범퍼와 앞바퀴 부분을 살펴봤다는 점도 고려했다.

A씨가 사고 후 집 근처에 주차할 곳이 있는데도 2.8㎞가량 떨어진 곳에 차를 대고 귀가한 점도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사고 발생했고, 유족들과 합의하지도 못했다"며 "다만, 야간에 술에 취해 도로에 누워있던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의 상당한 과실이 있었던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