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SK그룹이 이르면 이번주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5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룹의 미래먹거리인 인공지능(AI) 역량과 리밸런싱 중심의 쇄신이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AI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직의 근간을 AI로 재설계하고 이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초 이천에서 열린 SK 2024 CEO 세미나에서 오는 2027년을 AI 대확장기로 진단하고 SK가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같은달 개최된 'SK AI 서밋 2024'에 직접 등장해 AI를 통한 혁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AI 사업은 인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계열사 중에서 AI 사업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유영상 사장, AI 반도체와 연계성이 높은 유리기판(열 방출 성능이 뛰어난 반도체 기판) 분야를 육성 중인 SKC 박원철 사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두 사장 모두 가시적인 AI 사업 성과를 보였다는 점도 유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SKT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AI 서비스 에이닷을 내놨고 SKC의 경우 AI 서버 관련 매출이 3분기에 신장하면서 반등의 여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합병한 SK이노베이션의 박상규 사장과, 추형욱 SK이노베이션E&S 사장도 유임 인사로 거론된다. 합병 작업을 무난히 진행시켰고 합병 후 조직 안정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장을 교체한다면 경영상 혼선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다.
다만 실적 악화에 따른 인사 조치가 병행될 것이라는 데도 무게감이 실린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 10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실적 악화에 따른 책임을 분명히 했다. 당시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개 계열사에 이공계 출신 신임 사장을 임명하며 중폭의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AI가 그룹 인프라와 사업의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리밸런싱은 조직을 더 효율화하는 작업이다. 올해 정기인사는 지난해 취임해 리밸런싱을 주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의중이 반영돼 강도 높은 조직 효율화가 예상된다.
최 의장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진두지휘한 인물일 만큼 조직 효율화에 방점을 찍은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최 의장 취임 이후 SK그룹의 계열사는 716개에서 660개로 56개나 줄었다.
이 때문에 비대해진 조직 슬림화를 골자로 계열사 임원 수도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인사를 낸 SK에코플랜트와 SK지오센트릭은 각각 임원수를 22.7%와 14.3% 줄였다. SK 내부적으로는 임원 뿐 아니라 실무진 단계의 팀장 직책 수도 최소화하고 있을 정도로 조직 슬림화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부회장 3명이 용퇴한 만큼 올해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는 상황이지만 조직 효율화에 방점을 찍은 인사 탓에 단언하기는 어렵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기업 인프라와 체질 전환과 관련이 깊은 상황이라 사장단 인사 자체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