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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피난처' 대형마트 델리코너 [현장]


나시고랭·마라샹궈 등 전문요리 델리 식품으로 선봬
식당 대비 반값 수준…직장인들 점심 성지로 급부상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나시고랭·뇨끼 같은 음식은 비싸서 점심에 사 먹을 엄두가 안 나는데, 여기에선 다양한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어서 종종 찾게 돼요."

27일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27일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27일 점심 시간에 찾은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매장에 들어서자 직장인들이 우르르 '델리 코너'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김밥과 샌드위치는 물론 나시고랭, 크림새우, 양장피 등 전문점에서 맛볼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근처 테이블에는 이미 많은 직장인이 델리 코너에서 구매한 음식을 꺼내 먹고 있었다. 델리는 이미 조리된 즉석식품을 의미한다.

이날 이곳을 찾은 인근 회사원 김모(30)씨가 고른 제품은 4000원대 나시고랭. 마트 인근 동남아 음식 전문식당 가격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김씨와 함께 방문한 직장 동료는 5000원대 제육 비빔밥을 골랐는데, 역시 식당 가격보다 절반 가량 저렴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기준 비빔밥은 1만1038원이다.

김씨는 "대형마트 델리 코너하면 김밥이나 샌드위치, 초밥 정도를 생각했는데 최근 종류가 늘어나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며 "전문점에 비교하면 맛은 떨어지지만, 이 정도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키친 델리코너에서 한 직원이 팔보채와 난자완스 등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이마트 키친 델리코너에서 한 직원이 팔보채와 난자완스 등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이마트]

대형마트가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물가 피난처' 역할을 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고물가 속 다양한 취향의 소비자를 겨냥해 저렴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간편식으로 점심을 대체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문점에서나 맛볼 수 있는 글로벌 푸드부터 다이어트 콘셉트의 식단 관리 도시락을 내놓는 등 점점 진화하는 모습이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롯데마트 델리 코너 매출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늘었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델리 매출이 20% 증가했다. 이마트 델리 누적 매출도 올해 1~9월까지 김밥류 98.1%, 샌드위치 33.9% 등으로 성장했다.

델리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특화 매장으로 신규 점포를 내거나 기존점을 재단장하는 사례도 나온다. 롯데슈퍼는 그랑그로서리 도곡점 문을 열었는데, 30평 규모의 '델리 아일랜드'를 조성해 델리 식품 진열 공간을 기존 대비 2배로 늘리고 20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뷔페 메뉴 3천990원 균일가에 판매하는 킴스클럽 '델리 by 애슐리' 코너. [사진=이랜드킴스클럽]
뷔페 메뉴 3천990원 균일가에 판매하는 킴스클럽 '델리 by 애슐리' 코너. [사진=이랜드킴스클럽]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랜드킴스클럽은 '델리 바이 애슐리'를 론칭해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세계 미식 메뉴와 애슐리퀸즈의 인기 메뉴를 간편식으로 만들었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월드뷔페' 코너를 통해 홍콩식 에그누들, 이탈리안 토마토뇨끼, 마라샹궈 등 글로벌 푸드를 3000~4000원대에 선보였다.

대형마트들은 자회사를 통해 델리 제품 식재료를 확보하고 직접 만들어 원가를 절감하는 전략으로 마진을 남긴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커머스와 경쟁 체제에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마트로 향할 수 있도록 델리 코너에 힘을 주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의 식품 영역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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