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이 25일 최고위원회의 공개회의에서 정면 충돌했다.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한 당내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김 최고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당원게시판에 대해 문제 제기 한 이유는, 정당은 민주적이고 정당 의사 형성 과정도 민주적이어야한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당원게시판) 의혹이 제기되니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8동훈이 있다' 이런 얘기를 언론에서 하고 있다"며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김 최고는 "그 자료를 일부 최고위원은 보는데, 왜 저희는 못 보는지, 또 어떻게 확인했는지도 같이 공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사람이 8명이라고 알려진 경위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김 최고는 또 "지금 현재도 당원 게시판에 총살과 같은 단어들이 여전히 올라와 있다"며 "한편 그런 단어가 들어가지 않는 글이라도, 올리는 족족 여전히 사라지는 글도 있다고 보내주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당 게시판은 누가 운영하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 간 설전은 김 최고의 세 번째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그는 한 대표를 겨냥해 "당에서 한동훈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고발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며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만약 고발하신다고 하면 저에게도 '김민전 사퇴하라'는 문자가 무수히 많이 와 있으니, 이 번호들도 다 따서 드리겠다. 같이 고발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가 "잠시만"이라며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김 최고위원을 응시하며 "발언하실 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한 대표 사퇴 관련 글 작성자) 관련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며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이 관련 기사가 났다고 설명했고, 이에 한 대표는 고개를 돌리며 "참나"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두 사람 간 설전은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계 참석자들 사이 고성 섞인 언쟁으로까지 번졌다.
조직부총장을 맡고 있는 정성국 의원이 김 최고위원을 향해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하자, 이에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의 발언에 왜 조직부총장이 문제를 제기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여기에 정 의원이 '최고위원이 대표를 공격하는데 그러면 우리가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는 식으로 맞받으며 충돌이 이어졌다고 한다.
한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논란에 대해 "당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다. 뻔한 술수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익명 당원게시판에서 당연히 대통령이든 당대표든 강도높게 비판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친윤계를 겨냥해 "대통령 비판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고 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 생각할 수 없는 발상이다. 그 자체로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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