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거친 언행 주의하라"…'위증교사 선고' 앞두고 몸 사리나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에게 "거친 언행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재판부를 자극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국회의원과 당직자는 거친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김성회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는 "상대방의 언어가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우리까지 거친 언행을 쓴다면 국민에게 호응을 받기 어렵다"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해 달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공판 관련 사법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라는 의도이거나, 최근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는다"고 발언한 최민희 의원을 겨냥한 의도라는 등 여러 분석이 나온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 발언에 해당하는 대상이 누군지 묻는 질의에 "따로 사법부를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다"라면서 "표현이 과격해지는 점에 대해 대중의 언어로 해달라는 당부"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 대표가 오는 25일 재판을 앞두고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한 만큼, 이번 언행 주의도 '사법부 비판'을 자제하라는 의미로 분석된다.

여당에선 이 대표가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배경에 "형사피고인이 담당 판사를 겁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담당 판사 겁박은 단순히 반성하지 않는 차원을 넘어선 최악의 양형 가중 사유"라면서 "만약 통상의 국민이 형사재판을 받으면서 판사를 겁박한다면, 중형을 선고하는 양형 사유로 고려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 대표 입장에선 검찰의 징역 3년이 구형된 위증교사 사건이 '정치적 분수령'인 만큼, 자칫 재판부를 자극해 중형이 선고되는 양형 사유로 고려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양심적이고 정의감이 투철한 유능한 법관들이 훨씬 더 압도적으로 많다"며 사법부 옹호에 나섰다.

그러면서 "제가 수십 년 법조인으로 종사해 왔지만 수천 건의 사건을 처리하면서도 상식과 법리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결론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실체적 진실에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전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