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전자와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마련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최근 노조 투표에서 부결된 가운데, 전삼노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한다.
전삼노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집행부 불신임(사퇴)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에서 참여 인원의 50%가 현 집행부 사퇴(불신임)에 찬성할 경우 집행부는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새 집행부가 구성된다. 반면 불신임 찬성률이 50%에 미달하면 현 집행부가 사측과 교섭을 재개하게 된다.
이번 투표에 대해 전삼노 측은 "집행부 규약에 따르면 불신임 결의는 투표 인원의 2/3 이상 찬성으로 효력이 발생하나, 이번 투표에서 1/2 이상 찬성 시 사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삼노는 전날 발표된 '2023년·2024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결과, 찬성 41.36%(9444표), 반대 58.64%(1만3392표)로 잡정합의안이 부결됐다고 공지했다.
이 잠정합의안은 2023년과 2024년 임금교섭을 병합해 새로 교섭에 들어간 올해 1월 16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도출된 것으로, 전 직원에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지급과 평균 임금인상률 5.1%(기본인상률 3.0%, 성과인상률 2.1%) 등의 내용이 담겼다.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는 총 직원 12만5000명 기준 약 2500억원 규모다.
다만 이러한 노사의 합의안 마련에도 불구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임금 손실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을 원하는 조합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전삼노는 올해 7월 8일 사상 첫 총파업에 나선 뒤 7월 29일부터 사흘간 사측과 집중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8월 들어 대표교섭권을 잃은 전삼노는 10월 초 대표교섭권을 다시 확보한 이후 10월 17일 본교섭을 재개하고 이달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집행부 불신임 투표의 결과와 상관없이 향후 삼성전자 노사의 교섭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 집행부가 재신임받아도 협상 테이블에서는 노조원들의 요구에 따라 더 강경한 안건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임금협상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으며, 일각에선 내년에 3년치(2023·2024·2025년) 임금 협상을 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 20일 기준 3만6685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12만5000명)의 30% 수준이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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