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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지급기준 1000만원→300만원 뚝뚝…칼 빼든 금감원


주요 암·뇌혈관·심혈관 의료비 비례형 상품 중단 지시
이달까지만 판매…소비자 선택권 제한 우려도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금융감독원이 비례형 주요 치료비 보험 판매 중단을 지시한 것은 보험사의 과열 영업 경쟁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한다. 일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기준을 완화하자 다른 보험사도 경쟁적으로 기준을 바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보험감독국은 전날 주요 보험사의 제3보험(질병·상해보험) 담당 부서장을 소집하고 의료비 지출을 보험금 지급 대상으로 하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감독원 로고 [사진=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로고 [사진=금융감독원]

대표적인 상품은 암 주요 치료비 보험, 2대 질환(뇌혈관·심혈관) 주요 치료비 보험이다. 의료비와 관계없이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정액형과 1년간 소비자가 쓴 의료비에 비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비례형 상품으로 나뉜다.

금감원이 문제로 삼은 상품은 비례형 상품이다. 보험사는 소비자가 암 진단 뒤 의료비(본인 부담금)로 300만원을 썼다면 약정한 보험금 300만원을 지급한다.

금감원의 상품 판매 중단 권고는 보험사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례형 암 주요 치료비 상품을 올해 1월 출시한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은 보험금 지급 최저 기준을 의료비 1000만원 이상으로 정해 팔았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동양생명과 DB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는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최저 기준을 의료비 500만원까지 낮췄다. 흥국화재, 농협생명은 이보다 더 낮은 300만원을 최저 기준으로 판매했다. 의료비 기준이 낮을수록 소비자는 보험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최저 기준을 의료비 500만원으로 정해 판매하고 있다.

금감원의 상품 판매 개입이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다. 암과 같은 질병에 걸리면 소비자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미래에 발생할 위험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은 이달까지만 비례형 주요 치료비 보험 상품을 판매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모럴 해저드를 우려하는 건 이해하지만, 판매 중단 권고는 주요 치료비 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금융행정지도(감독행정작용)로 조치하고 절판 마케팅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감독행정작용은 금감원이 직권으로 필요한 지침을 개별적이거나 구체적인 형식으로 제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행정지도와 유사하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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