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두산그룹의 계열사 간 합병에서 불거진 합병가액 산정 방식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을 외면했다. 계열사 간 합병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일반주주 피해를 알면서도 제도 개선을 또 다시 미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정책의 일관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비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 방식을 직접 규율하는 방식 대신에 공시와 외부평가로 대체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관련 개정안과 규정은 오는 26일부터 시행된다.
그렇지만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합병 과정에서 제기된 계열회사 간의 합병가액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또 다시 미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무제한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통해 증권신고서 철회를 받아냈고,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구체적인 대안을 낼 것이라고 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금융위는 "계열사 간 합병가액 산정규제 개선과 같이 그간 지적돼 온 합병·물적분할 사례에 대해선 일반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올해 초 입법예고와 의견 수렴을 수 개월간 했음에도 결론을 내지 않은 것이다.
대신 금융위는 계열사 간 합병에 대해 외부 평가 기관을 선정할 땐 감사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외부 평가 기관은 준수해야 할 외부 평가 업무 품질 관리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론 이해 상충 가능성을 검토하고, 기피 의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야 한다. 합병할 때 독립성·공정성·객관성을 준수하려는 조치다.
이사회 내 합병에 반대하는 이사가 있다면, 반대 사유를 의견서에 작성해 공시해야 한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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