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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칩스 이장규 대표 "차량용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것"


국내 토종 車 반도체 팹리스…"글로벌 시장서 퀄컴·미디어텍 등과 경쟁"
"제품 라인업 다변화 통해 매출 확대…차기작 '돌핀 7', 2026년 양산 목표"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돌핀5'를 다음 달부터 양산하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겨냥한 신제품 라인업을 확충해 종합 차량용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텔레칩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15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텔레칩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15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텔레칩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지털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등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텔레칩스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출신인 이장규 대표가 지난 1999년 설립한 업체다.

창업 초 이장규 대표는 MP3가 워크맨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MP3 플레이어용 반도체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MP3 플레이어용 반도체를 설계한 전문성을 활용해 카오디오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MP3 시장이 주춤하며 위기를 겪자 그간 카오디오를 설계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텔레칩스는 차량용 반도체 중 인포테인먼트(IVI) 분야에서 성과를 나타냈다. 'IVI'는 차 안에 설치된 장비들이 차량 상태와 길 안내 등 운행과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플랫폼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또 국산화율이 전무했던 차량용 IVI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도 진출해 '돌핀 시리즈'를 선보였다.

현재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 기아 외에도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등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생산된 약 9000만대의 차량 중 950만대에 제품을 공급하며 10.6%의 점유율을 달성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온, 일본 르네사스 등과 함께 국내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로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MP3는 스마트폰 때문에 아주 실패를 했는데, 그 경험들을 자동차에 접목해봤다"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자동차 버전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에 필요한 솔루션들을 직접 접목하면서 초기 시장에 진입을 성공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프터마켓에서 일본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현대자동차도 채택을 하면서 차량용 칩 생산사업이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량용 반도체는 그간 자동차, 반도체업계 모두에서 주목받던 시장은 아니었다. 차량용 반도체의 기능이 단순하고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수많은 자동차 부품 중 하나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위상이 달라졌다. 자동차가 일명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발전하면서 차량 내 탑재되는 반도체가 점점 고도화되고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텔레칩스 '돌핀5'를 탑재한 제품 시연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텔레칩스 '돌핀5'를 탑재한 제품 시연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이에 텔레칩스는 현재 기존 인포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등 SDV 시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선보인 신제품 '돌핀5'는 차량 내에서 △오디오 시스템 제어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운전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계기판' △앞 유리에 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주위를 360도로 살필 수 있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등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으로 제공한다. 특히 이 칩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8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해 제작된다.

이 대표는 "'돌핀 시리즈'는 중저가 제품군들 중 성능이나 가격 경쟁력,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이 가장 우수한 제품"이라며 "텔레칩스의 (시장) 진입으로 퀄컴과 미디어텍 등의 출혈이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돌핀5는) 보급형 볼륨존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기존에 프리미엄 시장에 있던 퀄컴이 요새 (볼륨존까지) 내려오고 있어 돌핀5의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텔레칩스는 오는 2026년 양산 목표로 차세대 제품인 '돌핀7'를 개발하는 등 적기에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텔레칩스 초고속 차량용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칩 '액손(AXON)'. [사진=권용삼 기자]
텔레칩스 초고속 차량용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칩 '액손(AXON)'. [사진=권용삼 기자]

이와 함께 텔레칩스는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해 돌핀·엔돌핀·엑스온(AXON) 등 주요 칩을 통합한 '시스템 인 패키지(SIP)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SIP'는 여러 개의 개별 칩들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통합한 시스템이다. 다양한 반도체들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함으로써 크기는 줄이면서 성능은 향상시킬 수 있다. 전력 소비 역시 줄어 차량용 시스템, 사물인터넷(IoT) 등 소형화와 고성능이 동시에 요구되는 분야에서 적용되는 추세다.

가령 '돌핀3' 기반으로 개발된 제품에 AI 기능을 추가하고 싶을 경우, 기존 설계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AI 기능을 갖춘 '돌핀5' 모듈로 개량할 수 있다. 텔레칩스는 SIP 판매가 본격화된 후엔 기존 대비 매출이 곱절 이상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SiP 형태로 제공하면 고객들 입장에서는 직접 PCB 보드로 설계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우리 입장에서는 단일 칩 대비 2배 정도 이익을 낼 수 있다"며 "현재 샘플을 만들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2~3년 정도 뒤에는 관련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15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텔레칩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15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텔레칩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한편 텔레칩스는 SDV 시대를 겨냥한 신제품 라인업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DV 시장 규모는 2023년 465억달러(약 65조원)에서 오는 2028년 1074억달러(약 15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먼저 △'A2X'은 세계 유일의 자율주행용 센서 인터페이스 기능을 갖춘 AI 가속기로, 현재 샘플 출하를 준비 중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전방 카메라용 '엔돌핀'을 준비 중이다. 이 제품은 차선 인식, 차량 감지, 속도 측정, 차간 거리 측정 등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 14㎚ 공정을 기반으로 2019년 개발을 시작한 이래 보급형 미래차 탑재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티어1 고객사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초고속 차량용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칩 '액손' 개발에도 한창이다. 이 제품은 해킹 방지용 보안 솔루션과 라우터(상위 통신망과 하위 통신망 사이를 중계하는 것), 스위치(불필요한 트래픽을 줄여 전송속도를 높이는 것) 기능을 모두 갖췄다.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엄격한 안전 등급인 'ASIL-D' 인증도 준비 중이다.

이장규 대표는 "차량용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칩은 현재 글로벌 업체인 네덜란드 NXP가 독점하고 있다"며 "다만 차량 내 통신칩 증가 추세에 따라 고객사의 다변화 니즈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3년 뒤에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전망인데, 텔레칩스의 또 다른 효자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그간 주줌했던 실적도 내년부터 본격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간 신규 칩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및 인건비 지출로 일시적으로 실적이 둔화됐다"며 "차세대 제품군 개발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측면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공급 물량이 확대되고 매출처가 다변화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텔레칩스는 지난해 매출 1910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 영업이익은 82% 각각 증가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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