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의 계열사 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非) 주력 사업에 대해 '교통 정리'를 하는 조직 효율화 기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으로 카카오의 계열사는 122개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같은 시기에 143개였던 것에서 20여 개가 줄었다.
계열사 감소는 그룹 전방위에 걸쳐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움직임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카카오(본사)의 경우 카카오톡 플랫폼과 인공지능(AI)을 주력 사업이자 성장 동력으로 규정하고 이와 연관이 적은 사업은 정리해 효율화하는 '선택과 집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엿보인다. 카카오의 게임 사업을 맡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9월 모터사이클용 무선 통신기기 자회사 세나테크놀로지의 지분 37.55%를 약 784억원에 매각했다. 골프·레저 분야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 손자회사 카카오VX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골프 용품 사업을 비롯해 헬스케어 플랫폼, NFT(대체 불가능 토큰)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연내 이를 완료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스크린골프 등 골프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올해 5월에 128개였던 것에서 숫자가 더 감소한 건 최근 3개월(8~10월) 간의 변동이 반영된 결과다. 이 시기에는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주요 의사결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 가운데, 그룹의 경영 쇄신과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작업이 지속된 모습이다.
회사 흡수합병 등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사례도 있어서 '몸집 줄이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룹의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한 자회사 다음글로벌홀딩스를 카카오(본사)로 흡수합병하는 과정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2007년 11월 설립된 다음글로벌홀딩스는 2014년 5월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하면서 계열로 편입된 회사다. 카카오 내에서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흡수합병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17일이다.
카카오는 지난 10월 말 법원이 김 위원장의 보석을 허가하면서 총수 공백이 장기화하는 최악의 경영 공백은 피하게 됐다. 다만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김 위원장의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다. 그러나 당장 공백이 장기화하는 위기는 피할 수 있게 되면서 계열사 줄이기와 같은 그룹 체질 개선 작업을 비롯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가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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