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다양한 고객층 확보를 위한 기존 상위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대대적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 '중고신인'도 등장했다.
1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임마누엘코퍼레이션에 500억원에 매각되며 새 주인을 맞은 MFG코리아는 최근 자사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의 브랜드 전면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어둡고 폐쇄적이던 기존 매장 인테리어를 밝은 개방형으로 바꾸고, 메뉴도 다양화해 다양한 연령층을 타깃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전국 40개 매장의 리뉴얼 작업을 서서히 진행 중이며, 지난 8일 매출이 가장 높은 영등포타임스퀘어점이 첫 번째로 모든 작업을 마쳤다.
매드포갈릭은 마늘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콘셉트로 지난 2001년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에 데뷔했다. 당시 패밀리 레스토랑 인기가 급부상하며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0년대부터 업계가 긴 침체기에 빠지며 덩달아 존재감이 옅어졌다.
매드포갈릭은 운영 주체 변경을 계기로 재도약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리뉴얼을 통해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란 기존 정체성은 유지하되, 그간 소비자에게 지적받았던 부분들을 싹 다 뜯어고칠 방침이다. 인테리어, 메뉴 등은 물론 서비스 방식까지 세세하게 보완한다. 박미연 MFG코리아 운영기획본부 상무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존재감을 확보한 뒤, 장기적으로 업계 1위를 겨냥하고 있다.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메뉴, 상대적으로 높은 가성비 등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드포갈릭의 참전으로 이미 뜨거워지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이 한층 더 달궈질 전망이다. 최근 패밀리 레스토랑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외식물가가 급증하면서, 그간 비싸다고 평가받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가격이 되레 합리적인 수준이란 인식이 커지면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8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성장했다. 올해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업체들도 이미 고객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매출 기준 업계 1위인 bhc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아예 '패밀리 레스토랑'이란 간판을 떼고 '캐주얼 다이닝'으로 콘셉트를 바꾸겠다는 브랜드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기존 아웃백이 가족 단위 고객을 주로 겨냥했다면, 앞으론 주 소비층으로 부상한 20·30대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아웃백은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 '러브 페어링'을 론칭했으며, 고객층 확대를 위한 메뉴 다양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랜드이츠 '애슐리'는 브랜드를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세계관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1~2인 가구가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이랜드그룹 유통계열사 이랜드킴스클럽이 선보인 즉석조리식품(델리) 전문 매장 '델리 바이 애슐리'가 대표적 사례다. '마트 안 뷔페' 콘셉트로 애슐리퀸즈 메뉴를 150여 종의 즉석조리식품으로 상품화해 판매하는 브랜드로, 론칭 7개월 만에 누적 판매 200만개를 돌파했다. 최근 6호점인 대전 유성점을 오픈하며 서울·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뻗어갈 채비를 마쳤다.
CJ푸드빌 '빕스'는 '키즈 프렌들리' 콘셉트로 가족 단위 고객에 더 집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놀이공원 분위기의 카니발 콘셉트의 키즈룸이나, 키즈 메뉴 등 매장 내 어린이 친화 요소를 대폭 강화했다. 경쟁사들이 고객층 확대에 몰두할 때, 패밀리 레스토랑의 정체성을 살려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으며 패밀리 레스토랑 인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업계 내부에서도 향후 시장성과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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