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개인사업자 대출을 미래 새 먹거리로 낙점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건전성 악화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험이 부족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도 만만치 않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말 케이뱅크의 기업 대출 부문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84%로 지난해 말(0.27%) 대비 0.58%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0.2%p 낮아졌던 것을 고려하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기업 대출 부문 부실채권 비율도 0.58%로 지난해 말 대비 0.33%p 올랐다.
신규 연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9월 말 케이뱅크의 기업 부문 대출 연체율은 1.72%로 지난해 말 대비 0.94%p 올랐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기업 부문 연체율도 1.21%로 0.86%p 상승했다.
대손비용도 많이 늘었다. 케이뱅크는 올해 9월 말까지 대손충당금을 3246억원 적립했다. 지난해 말보다 7.91%(257억원) 더 쌓았다. 대손상각비도 1634억원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1224억원)을 웃돈다. 게다가 케이뱅크는 기업 대출 부문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이른바 '깡통대출'도 각각 1.07%에 이른다.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말보다 충당금을 10.67%(477억원) 늘렸다. 대손상각비는 1740억원으로 당기순이익(3385억원)의 절반에 이른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건전성 비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 6일 김석 카카오뱅크 경영전략그룹장(COO)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대손 비용률에 영향을 미치는 건 개인사업자 대출"이라며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은 출시 이후 기간이 충분히 지나지 않았고, 상환 기간도 도래하지 않았기에 매우 보수적으로 대손 비용률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아직은 대손비용보다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개인사업자 대출을 1조원 이상 취급하기로 했고, 케이뱅크도 개인사업자 대출 중심의 성장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이 제한된 여건에서 인터넷은행들에 남은 선택지는 개인사업자 대출뿐인데, 리스크 관리 비용이 커져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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