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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임원제 vs 사외이사 의장…고려아연 경영구조 개선 방법 경쟁


주주총회 때 중립적 주주를 설득하기 위한 마지막 싸움터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지분 확보 경쟁은 사실상 마무리 되는 양상이다. 임시 주주총회와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경영권을 가를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이 표대결을 위해 중간에 있는 주주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경쟁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그 경쟁의 포인트가 지배구조 개선 방법이다. 서로 주주를 위해 어떤 경영구조를 만드는 게 좋을 지를 놓고 설득 작업에 나선 것.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 사]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 사]

MBK는 집행임원제를 내세우고, 최윤범 회장 측은 사외이사 의장으로 맞서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반 공모 유상증자를 전격 철회하고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외국인 사외이사를 도입하고 정관을 변경해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게 요지다.

MBK 측은 고려아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명분으로 들어 인수합병을 진행하겠다고 밝혀왔다. 최 회장의 선택은 MBK 공격에 대한 반격인 동시에 유증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을 상쇄하기 위한 복안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연금 등 중립적인 주주들을 포섭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지분을 매수하기 위한 경쟁은 끝났고 임시주총에서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의 싸움이 된 것"이라고 귀띔했다.

MBK 측은 최 회장 측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반박했다. 신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앉혀도 최 회장의 거수기 의장에 불과한 데다 회장 자리는 그대로 유지해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MBK 측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안은 집행임원제다. 집행임원제란 의사 결정과 감독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경영만 담당하는 임원을 두도록 하는 제도다.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별도로 두겠다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 등 기업에서 최근 시행되는 체제다. 다만 집행입원제는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CEO의 경영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CEO와 이사회가 특정 안건을 두고 대립할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고려아연이 내놓은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제는 이미 국내에서도 널리 시행 중이다. 롯데그룹의 일부 계열사들이 이미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제를 채택하고 있고 이사회와 대표이사를 분리해 견제구도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CEO의 측근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이 되면 견제구도는 무력화될 수 있다.

양측 모두 지배구조 개선안을 골자로 한 정관변경을 임시주총 안건으로 결의했다. 고려아연과 MBK측 모두 서로의 개선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관변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나쁜제도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양측이 제시한 개선안은 선진적 지배구조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집행임원제'와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제도가 가지는 장단점이 명확한 상황이라 고려아연과 MBK측이 임시주총서 서로 거부를 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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