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전략적 선택이 딱 맞아떨어진 영업실적이 나왔다. 줄곧 강조한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전략이 호실적이라는 눈부신 성적표로 이어진 것이다.
이마트는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11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3.4%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조 508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6%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423.9%나 증가한 1054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마트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도 영업이익이 124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2% 늘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별도 기준으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올 3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4조 6726억원, 영업이익 12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5.3%, 11.4% 늘어난 규모다. 특히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이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에브리데이 합병에 따른 실적 편입 영향이 한 몫을 했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정 회장의 지시가 적중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핵심 부서인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혁신에 불을 붙였다. 그러면서 "조직·시스템·업무방식까지 다 바꾸라"는 주문과 함께 본업 경쟁력 극대화 작업을 실행했다.
정 회장 자신도 변화를 맞이했다. 소통 창구로 애용하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중단함과 동시에 집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민과 실행에 힘을 쏟았다.
그로서리를 강화하면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이전에 없던 형태의 이마트로의 변화에도 속도를 올렸다. 이마트 죽전점에서 리뉴얼 개장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이 대표적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지난 8월 개장 후 지난 9월 말까지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동기대비 약 49% 늘었다. 신규 고객수도 180% 증가했다. 이에 따른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48% 신장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0% 늘어난 34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도 85% 늘었다. 전문점도 노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익성 위주의 구조 개편이 성과를 보이며 3개 분기 연속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자회사들의 실적도 선방했다. SCK컴퍼니(스타벅스)는 아이스 음료 중심 매출 호조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전년 동기대비 166억원(33%) 늘어난 66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신상필벌,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경영진 수시 인사를 통해 긴장감을 심어준 것도 반등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 따른다. 냉정한 평가와 결단을 통해 성과가 좋지 않은 임원 교체에 주저하지 않는 과감함을 보이며 자신의 경영 철학을 확실히 각인시켰고 같은 목표을 향해 나아가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아직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SSG닷컴과 G마켓 등 이커머스 자회사의 새로운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물류 전문기업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맺은 것도 도약을 위한 포석이다.
기존 물류 역량으로는 격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정 회장은 물류 전문기업과의 협업으로 약점을 보완할 계획이다. 현재 신세계와 CJ는 SSG닷컴의 김포·오포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백화점 계열을 이끌게 된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과 분리한 이후의 성장전략을 마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가 실적 개선의 원동력임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본업에 초점을 둔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을 지속 추진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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