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최선만 다하길"…장애 수험생들의 '험난해도 특별한' 수능 도전 [현장]


중증 시각·청각장애 등…'편의제공대상자' 전국 357명
서울에만 '205명'…농학교·맹학교 찾아 응시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가운데 '조금 특별한'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있다. 앞이 잘 보이지 않거나, 듣기 평가 음성이 들리지 않아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애 수험생'들의 이야기다.

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 정문 앞에서 어머니 이모(50) 씨가 딸이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 정문 앞에서 어머니 이모(50) 씨가 딸이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오전 7시 반. 이날 중중 청각장애 수험생을 위한 시험장으로 제공된 서울 종로구 서울농학교 시험장 앞. 딸 이모(18) 양과 차에서 내린 어머니 호모(48) 씨는 "최선만 다하고 와"라는 응원을 건네며 딸을 토닥여준 뒤 배웅했다. 이 양은 "잘하고 올게"라고 답하며 시험장으로 향했다.

호 씨는 "아이가 아무래도 청각장애가 있다 보니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기 안에서 잘 이겨내면서 제일 좋은 성과를 내기까지 마음을 잡는 게 좀 어려웠던 것 같다"며 "그래도 잘 버텨내서 고맙다"고 딸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농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 이모(18)군이 부모님의 배웅을 받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농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 이모(18)군이 부모님의 배웅을 받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이 양 처럼 시각·청각·뇌병변 장애 등이 있는 수험생들은 '시험편의제공대상자'로 분류돼 시험시간 연장 등 편의가 제공된다. 시각장애 수험생의 경우 시험시간이 연장되거나 점자 문제·답안지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청각장애 수험생은 영어듣기평가가 필기로 대체된다. 뇌병변 등 운동장애 수험생들에게도 시험시간 연장과 매트리스 등 편의가 제공된다.

교육부는 이날 전국 시험편의제공대상자 357명(중증 시각장애 5명, 경증 시각장애 수험생 94명, 중증 청각장애 수험생 151명 등)에게 편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서울맹학교(5명), 여의도중학교(24명), 서울농학교(40명), 중경고등학교(18명) 등에서 장애 수험생 205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학부모들은 수험생들이 입실한 이후에도 걱정되는 마음에 학교 정문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아들 이모(19) 군이 올해 반수(대학 진학 상태에서 재수)에 도전했다고 밝힌 어머니 김모 씨는 "열심히 하는데도 어느 부분에 가서는 귀 문제 때문에 항상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 아이는 의욕이 넘치고 잘하는 아이"라고 말하며 마음을 다독였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농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 이모(18)양이 부모님의 배웅을 받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농학교 정문 앞에서 수험생 이모(18)양이 부모님의 배웅을 받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그러면서 아들에게 "꿈꾸는 것을 꼭 이룰 것이다. 수능이라는 게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아니고 한 문턱일 뿐"이라며 "늘 그랬듯 최선 다하고 오라"고 전했다.

이날 농학교를 찾은 유모(20) 양은 컴퓨터공학과에서 법학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고 한다. 유 양의 어머니 이모(50) 씨는 "딸 아이에게 그동안 도움을 못 줘서 미안하고 네가 하려는 도전이 성공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날 일반 수험생들은 5교시(제2외국어·한문) 응시자 기준 오후 5시 45분께 시험이 종료된다. 그러나 장애 수험생들은 시간이 1.5~1.7배 연장돼 중증 시각장애 수험생(1.7배) 기준 밤 9시 48분까지 응시가 계속된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최선만 다하길"…장애 수험생들의 '험난해도 특별한' 수능 도전 [현장]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