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 A씨는 10월 31일 한 은행에서 4.01%의 이율로 한달 미만의 달러 예금에 가입한 후 11월 12일 환율이 오르자 해지했다. 가입 당시 환율로 1372만원(1만 달러)을 달러로 환전해 가입했는데, 해지할 때 이자까지 1만400달러를 받았다. 12일 원화로 환산하니 1462만원을 찾았다.
트럼프 트레이드로 달러 가치가 뛰면서 달러 예금이 2주 만에 3조원 이상 빠져나갔다. A씨와 같이 환차익을 기대하는 사례가 늘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514억800만 달러로 지난달 말 대비 25억8500만 달러 줄었다. 이날 은행 고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3조6383억원이 넘는 규모다. 10월 한 달간 26억200억 달러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속도가 더 빠르다.
외화예금은 가입일 기준 이율로 금리가 정해진다. 해지할 때는 가입 당시 적용한 금리까지 돌려받는다.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가입 때보다 환율이 높으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외화예금 가입이 늘고, 올라가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달러 환율 등락에 따라 달러 예금도 출렁거렸다. 월평균 매매 환율이 1330원대였던 지난 9월에는 4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565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10월 들어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서자 26억 달러를 팔고 나오더니, 1400원을 찍은 이달에는 10영업일 만에 지난달 감소액을 넘어섰다.
달러 예금은 원화 예금보다 이율이 높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이날 기준 신한은행의 6개월 미만 외화 정기예금 이율은 4.20%다. 원화 정기예금(2.50%)보다 1.30%포인트(p) 높다. 이런 이유로 달러가 쌀 때는 이율과 더해 매력이 커진다.
대신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 가입할 때는 환율도 고려해야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달러가 비쌀 때는 같은 1만 달러라고 해도 가입할 때 환전 비용이 더 많다"면서 "달러를 들고 있는 고객이 아니라면 쌀 때 가입해서, 비쌀 때 해지하고 환전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선 원·달러 환율의 고점을 1400원대 중반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S&T 센터는 환율 전망을 통해 "트럼프 2기의 관세 정책 우려로 달러 강세가 지속하며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1400원대에서의 고점 경계감은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1400원 중반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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