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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하나은행, 883조 보험금청구권 신탁에 웃는다


"나 죽으면 사망보험 물려주세요"…삶 이후도 관리
합병한 3개 은행 모두 신탁에 강점…자신감 충만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 50대 가장인 A씨는 불의의 사고를 대비해 사망보험금이 미성년자인 자녀를 위해 쓰이도록 설계했다.

#. 자녀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B씨는 사망보험금을 은행을 통해 받고 운용하도록 설계했다.

앞으로는 연락을 끊고 사는 엉뚱한 가족에게 사망보험금이 흘러가는 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망보험금을 관리해 주는 '보험금 청구권 신탁'이 출시되면서 보험금을 둘러싼 분쟁도 줄어든다. 불의의 사고를 당할 때 2세의 미래까지 은행이 대비해 준다.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12일 이런 내용의 '보험금 청구권 신탁'을 출시했다. 은행 최초다. 지난 11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에 따라 사망보험금 3000만원 이상인 고객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자녀에게 생애 주기에 맞춰 분할 지급해 자녀가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돕거나, 수익자를 미리 지정해 유가족 간 다툼을 사전에 방지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하나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은 생애를 넘어 삶 이후에도 대비할 수 있다.

단기금융회사(단자사)가 모태인 옛 하나은행은 부자들의 마음을 읽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은행 전환 이후에서 신탁상품으로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신탁은행)으로 불리는 대형 은행들을 위협했다.

옛 하나은행이 제일 먼저 합병 대상으로 찜한 곳도 옛 서울신탁은행(서울은행)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신탁 전문은행으로 신탁 관리에 강점이 있었다. 이때부터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일은 더욱 노련해졌다.

하나은행이 합병한 옛 한국외환은행도 신탁에 상당히 경쟁력을 보여줬다. 지금까지 회자하는 국내 첫 '월복리신탁'을 만들었던 게 외환은행이다. 당시 외환은행은 이 상품 하나로 은행계정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수백조원의 사망보험금 시장까지 진입해 신탁 시장 점유율을 키워가겠다는 청사진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 22곳의 사망 담보 계약 잔액은 883조원에 달한다.

하나은행은 고객의 욕구가 삶의 전반을 넘어 죽음 이후 2세의 미래를 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언 대용 신탁은 이런 관점에서 만들어졌는데, 유언 대용 신탁에 보험금 청구권 신탁을 추가한 것이다.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관계자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상품 출시를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다양한 니즈에 맞춘 금융 상품을 지속해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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